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장의 역설 ①]유가는 폭락했는데…비행기 요금은 ‘찔끔’, 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배럴 당 30달러대의 저유가 시대가 다가왔음에도 비행기 요금 하락 폭은 크지 않아 항공사만 실속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기준으로 뉴욕항에서 판매되는 제트 연료 값은 2003년 이래 최저치인 갤런 당 81센트로 2014년 초에 비해 70% 이상 떨어졌다. 델타 에어라인, 유나이티드 항공,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 등 3개 회사가 지난해 절약한 연료 값만 76억 달러(9조1000억원)에 달하고, 올해도 64억 달러의 연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럼에도 항공기 기본 운임은 2014년 이래 큰 변화가 없다고 블룸버그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즈니스-트래블 연합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국내선 항공기 운임은 전년에 비해 고작 5.6% 하락했고 올해는 1%도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 값 하락에 비해 항공기 운임 하락폭이 작은 이유는 여객 수요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손님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배짱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항공업계는 2000년대에 들어 2009년까지 누적 손실이 58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경영난이 가중됐었다. 그러나 저유가 시대를 맞아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 항공사의 관계자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이 좋은 시절에 수익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항공은 오는 29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항공기 운임 인하가 더딘 또 다른 이유는 임금 상승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지난 22일 파일럿 임금을 10% 이상 올리는 인상안에 합의했고, 다른 항공사들도 현재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항공업계 경쟁 심화라는 요인으로 인해 항공기 운임이 장기적으로 하락세에 있다고 지적한다. JP모건체이스의 항공사 애널리스트 제이미 베이커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업체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2013년 이후 운임을 올리려는 시도 가운데 21%만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유가 하락으로 여유가 생긴 항공사들이 하나 둘 운임을 내리기 시작하면, 업계 전체가 순식간에 운임 인하 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울프 리서치 LCC의 애널리스트 헌터 케이는 “2015년에는 항공사가 연료비 절감 혜택의 50%를 누렸지만, 올해는 31%만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나머지 혜택은 소비자와 조종사 등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