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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파’ 시작된 스마트폰 시장...치킨게임 시작됐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스마트폰 시장의 한파가 시작됐다.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신봉 속에 승승장구하던 애플조차 스스로 몸을 낮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성장 정체의 늪에 빠졌고, 외형적으로는 잘 나가는 중국 후발 주자들도 ‘팔 수록 손해’라는 내상을 입고 있다.

글로벌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익 감소, 그 외 업체들은 ‘영업적자의 늪’에서 허우덕대며 본격적인 출혈 경쟁에 나섰다.


27일 애플은 실적 발표를 통해 암울한 2016년의 시작을 예고했다.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이 지난해 759억 달러에서 최고 260억달러가 줄어든 500억 달러 선에 머물 것이라는 자체 진단이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는 “중국, 특히 홍콩시장의 약화를 지켜보고 있다. 경제환경이 현재 이상적이지 않다”며 “캐나다, 브라질, 러시아에서도 (매출)성장 둔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과 한국 등을 언급하며 스스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던 몇 달전의 발언과는 180도 달라진 뉘앙스다.

아이폰6S를 필두로 한 아이폰 라인업 전체적인 판매부진과 생산축소, 또 상반기 선보일 애플워치 신제품의 발주 물량 감소도 같은 맥락이다. 분기 20조원의 영업이익을 가져다 줬던 ‘마니아층 공략을 통한 폭리’ 정책을 더 이상 고수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3년만에 다시 중저가 라인업 출시 카드를 꺼낸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로 나올 4인치 아이폰 예상 가격이 우리 돈 50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점은 “애플의 전략 실패”를 점치게 만든다. 10만원에서 30만원 사이 제품이 범람하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구도에서 한 세대 지난 제품을 두 배 비싸게 파는 것은 애플에게도 무리라는 것이다. 실제 아이폰의 올해 전체 예상 판매량은, 4인치 중저가 모델을 포함해도 올해보다 4%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스마트폰 ‘한파’는 안드로이드 진영도 예외가 아니다. 오는 28일 실적을 발표할 삼성전자의 4분기 예상 판매량은 8100만대 수준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이미 한 자리 숫자까지 내려갔다. 지난 26일 실적을 공개한 LG전자도 마찬가지다. 판매량은 전분기와 비슷한 1500만대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V10 등 고가 신제품의 힘으로 영업손실 폭을 크게 줄인 것이 위안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한파를 몰고온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 업체들의 속사정은 더 안좋다. 유일하게 두 자리 숫자의 성장을 계속하며 글로벌 3위까지 치고오른 화웨이나, 가격 파괴의 진앙지인 샤오미 모두 “팔면 팔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오포 같은 로컬 브랜드의 연내 파산설, 업계 구조조정 설까지 공공연하게 떠도는 실정이다.

IT 자문기관 가트너(Gartner)의 코차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기본 기능의 일반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몇몇 신흥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고급형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않고 일반 스마트폰 범주 내에서 디바이스를 교체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제 살 깎아먹는 치킨 게임의 본격적인 개막을 예고했다. 과거 500달러에 팔리던 제품이, 이제 300달러로 스스로 가격을 낮추며, 경쟁사가 먼저 퇴출되기만을 기다리는 ‘치킨 게임’이 스마트폰시장에서 마침에 막을 올렸다는 의미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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