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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땅 이어도 지킬 이청호함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우리 배는 잘도 간다. 솔솔 가는 건 솔님의 배여.(중략)/ 원수님아 길 막지 마라. 사랑 원수 난 아니노라./ 낙락장송 늘어진 가지 홀로 앉아 우는 새야. 내님 좋은 영혼이언가. 날 보면 시시로 운다.”

제주 해녀의 노동요인 ‘이어도 사나’는 고기잡이를 하다 목숨을 잃은 남편 대신 물질로 생계를 꾸리면서 남편을 그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들은 사랑하는 지아비가 상상의 유토피아 이어도로 갔다고 여겼고, 노래를 통해 남편 있는 곳을 따라 가려는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멀리 조업을 떠났다가 이어도 인근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귀환한 남정네들은 이어도가 실존하는 섬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홀로 된 해녀들은 실제 거기 가면 남편이 없을까봐 애써 환상의 영역에 두려 했나 보다.



이어도는 제주 마라도 서남쪽 149㎞에 있는 우리 땅이다. 아주 오래전 우리 조상이 발견했고, 116년전 영국상선이 국제사회에 보고했다. 수중 4.6m에 살짝 잠겨 있지만 10m 높이 파도가 치면 저점에서 모습을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남북 1800m, 동서 1400m 크기. 국내 해양학계는 파랑도라고 하지만, 원래 ‘돌이름 여’(礖)자를 써 ‘여섬(島)’이라 불렀다. ‘이어’는 ‘여’를 늘린말이다.

1951년 ‘대한민국 영토, 이어도’라고 새긴 동판 표지를 그곳에 설치하고, 2003년엔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지만, 우리땅으로서의 애정을 쏟지 못하고 방치한 면이 없지 않았다.

국민안전처가 26일 이어도 해역에 대한 경비를 강화한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오는 4월 이어도 해역에는 새로 건조한 5000t급 경비함정 이청호함이 배치된다. 이청호함의 활동과 함께 우리 국민의 사랑도 따라갈 것이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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