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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6 탈리스만’ 디자인 탄생 후기] 르노만의‘새 디자인 창조’…다국적 드림팀 1년 동거
미래 기준될 디자인 만들기 목표
르노 디자이너들 佛본사 집결작업
2015 가장아름다운차 ‘1위’ 선정
움찔하게 만드는 당당함 위해
경쟁차보다 전폭 넓히고 전고 낮춰
자극제?…기아차 ‘K5’ 충격 아직도



유럽에서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SM6’가 오는 3월 한국에서 출시된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르노가 2010년부터 6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SM6는 르노의 전세계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만들어낸 전사적 프로젝트다. 그중 한국 대표로 디자인에 참여한 성주완(사진ㆍ42) 르노디자인아시아 수석 디자이너와 만나 SM6 디자인 탄생 후기를 들어봤다. 


“SM6의 최우선 과제는 ‘디자인’이었어요. 못생기지 않고, 다른 차와 차별화되고, 르노삼성만의 아이디어가 있어야 했습니다. 이전 SM5, SM7이 상대적으로 디자인 면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았던 이유를 돌아보고, 차의 기초(펀더멘털)부터 차분히 만들어 나가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성주완 디자이너는 SM6를 통해 미래 르노와 르노삼성의 ‘새로운 기준이 될만한 디자인’을 탄생시키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SM6는 르노와 르노삼성의 ‘뉴 스탠다드’를 만드는게 목표였다”며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차인 만큼 이 차에 전사적인 노력이 투입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M6는 르노의 전세계 다국적 디자이너들이 빚어낸 작품이다. 네덜란드 출신인 반덴애커 르노그룹 디자인 총괄 부회장을 비롯해 홍콩 출신인 안토니 로 르노 외관 디자인 총괄 부사장, 프랑스인인 르노디자인아시아의 크리스토퍼 듀퐁 상무, 한국인인 성 디자이너까지 함께 내놓은 다국적 아이디어가 용광로처럼 녹아났다. 이들은 프랑스 본사에 1년간 집결해 SM6의 디자인을 결정했고, 이후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디자인을 다듬었다.

성 디자이너는 “르노가 소형차 쪽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지만, 유독 대형차 쪽은 힘을 못썼던게 사실”이라며 “SM6는 르노가 중대형차에서도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자신감은 지난해 선(先)공개된 탈리스만의 유럽 현지 반응에서 비롯됐다. 최근에는 ‘국제자동차페스티벌(festival automobile international)’에서 주최한 ‘2015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로 탈리스만이 선정됐다.

성 디자이너는 “SM6 개발 초기부터 가장 중시한게 바로 ‘디자인’이었는데, 유럽에선 이 부분을 인정받은 것 같다”며 “특히 2위인 F-페이스와 격차가 15%가량 벌어진 상태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기쁘다”고 말했다.

SM6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뭘까. 그는 ‘완벽한 황금비율’을 꼽았다. “차를 50m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측면을 봐주세요. 얼굴도 비율이 맞아야 예뻐 보이는 것처럼 ‘황금비율’이라는 게 있는데, 이 차는 비율이 완벽한 세단이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프로포션(비율)이 좋습니다.”

차의 얼굴인 전면부는 위풍당당한 카리스마를 강조했다. 중앙에 위치한 태풍의 눈 로고와 크롬 그릴로 당당한 느낌을 강조했고, 범퍼까지 이어지는 C자형 LED 헤드햄프가 SM6만의 강렬한 인상을 더한다. 

그는 “디자인의 목표는 첫인상에서 임팩트를 주는 것”이라며 “첫눈에 멋있다는 느낌, 사람을 움찔하게 만드는 당당한 느낌을 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타사의 중형은 물론 준대형 모델보다 넓은 전폭, 낮은 전고를 도입했다. SM6의 전폭은 1870㎜로 준대형차인 현대차 그랜저(1860㎜), 한국지엠의 임팔라(1855㎜)보다 넓다. 또 SM6의 전고는 1460㎜ 미만으로 신형 K7(1470㎜), 임팔라(1495㎜)보다 낮다. 대표적인 중형 세단인 쏘나타(1475㎜), 말리부(1465㎜)와 비교해도 SM6의 전고가 낮다.

성 디자이너는 “전폭은 경쟁차보다 넓게, 전고는 낮게 디자인되면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동시에 무게중심은 낮아져 균형과 안정성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큰 사이즈의 휠도 카리스마 있는 디자인에 힘을 보탰다. SM6가 이번에 넣은 19인치 휠은 중형세단에서 세계 최초의 시도다. 다만, 차량 휠을 키우는 건 연비, 핸들링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엔지니어 파트에서 공력을 많이 쏟아야 가능한 일이었다. 디자인과 기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게 르노의 설명이다.

폴크스바겐의 ‘CC’의 외관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는 지적에 대해선 “딱히 싫진 않다”면서도 “이 차와 폴크스바겐차의 차별점은 형태로 보면 볼륨이 강하고, 따뜻하고 인간적인 감성이 더 느껴지는 차라는 점이다. 폴스바겐차가 만지면 손이 밸 것만 같은 기계의 느낌이라면, SM6는 감각적이고 따뜻한, 가서 한번쯤 만지고 싶은 느낌의 차를 만드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르노가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디자인 철학도 ‘단순한(simple), 감각적인(sensual), 따뜻한(warm) 차’다.

외관 디자인에서 혁신을 추구했다면 인테리어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담았다. 소비자들이 중형 세단에서 가장 중시하는 ‘편안하고 넓은 실내 공간’이라는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했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까지 항공기 타입 헤드레스트를 갖춘 시트를 장착해 편안함에 안전까지 감안했다. 8.7인치 풀 터치 인터페이스를 장착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토록 했다.

SM6의 디자이너로서 가장 자극을 받았던 차로는 기아차 K5를 꼽았다. 그는 “2010년 출시된 K5를 처음 봤을 때 받은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중형 세단의 디자인 면에서 있을 수밖에 없는 제약을 다 이겨내고 그만큼 혁신적인 디자인을 탄생시켰다는게 큰 자극이 됐다”며 “SM6도 그때의 충격에 비견할 만한 디자인을 빚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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