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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영국의 이방인’ 데드버튼즈…“불러주는 데는 다 갑니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상반기에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4개월 정도 투어를 돌게 됐어요. 매일 공연하고 이동하고 또 공연하고 일주일에 한 번 쉬는 일정이에요.”(이강희/드럼ㆍ보컬)

“불러주는 데는 다 가는 거예요.”(홍지현/기타ㆍ보컬)

홍지현(24)ㆍ이강희(27) 2인조로 이뤄진 로큰롤 밴드 데드버튼즈를 ‘젊은 이방인’들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지난 1월14일 발매한 이들의 첫 정규앨범의 이름은 ‘Some Kind Of Youth(어떤 젊음)’, 타이틀곡은 ‘Strangers(이방인들)’이다. 이들은 2013년 현재의 2인조로 진용을 갖춘 후, 국내는 물론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등 국외 유수의 페스티벌에 부지런히 발자국을 남겼다. 두 사람이 겨우 누울 만큼 비좁은 호텔방을 전전하면서. 젊음이 이들이 가진 무기다. 

[사진=러브락 컴퍼니 제공]

데드버튼즈의 음악은 흔히 자유로운 느낌의 ‘개러지 락’으로 분류되지만, 이들은 스스로를 ‘로큰롤밴드’라고 부를 때 가장 편하다고 했다. 컨트리, 블루스, 개러지, 로큰롤까지 이들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데드버튼즈에게 올해는 새로운 시작점이다. 이들의 정규 1집은 오는 4~5월 중 영국에서도 발매될 예정이다. 영국의 인디 레이블 발틱 레코드(Baltic Records)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앨범 발매 시기에 맞춰 유럽 순회 투어도 준비 중이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앞둔 이들을 최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틈틈이 영국 리버풀 사운드 시티와 WTFest 5.5,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V-ROX 페스티벌, 일본 한일펑크페스티벌 등에 참가해 국외에 음악을 알렸다. 지난해 5월에는 영국 4개 도시를 순회하며 이틀 간격으로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데드버튼즈는 또 한 번 해외 투어를 하며 만날 관객들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홍지현은 “한국에서는 우리 음악을 알리려고 탑밴드(KBS2) 같은 경연에 많이 나갔지만, 밴드는 투어를 돌면서 동네 술집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인지도를 쌓고 올라가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강희는 “영국에서 두 번째 공연을 했을 때 반응이 정말 좋았다”라며 “무대 내려왔을 때 동네 남자들이 ‘맨(Man)’이라면서 어깨도 두드리고 엄지도 추켜세워주고 재밌는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앨범에 실린 열한 곡 중 가사가 한국어로 된 건 ‘Strangers’와 ‘Useless Generation’ 뿐이다. 두 개의 타이틀이다. 영국 투어 중 이방인으로 살던 그들의 모습을 일기처럼 써내려간 ‘Strangers’나, “우리는 쓸모없는 젊은이들/우리는 갈 곳 잃은 톱니바퀴”라고 낮게 읊조리는 ‘Useless Generation’ 모두 이들의 모습 그대로를 담았다.

서너 명 이상이 무대를 꽉 채우는 밴드의 모습을 상상했다면, 데드버튼즈의 무대는 자못 조촐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두 명이 내는 사운드는 생각보다 꽉 차있다.

일곱 번째 트랙 ‘I Need A Million’과 같은 곡에서는 드럼과 무거운 일렉기타의 멜로디가 합쳐지며 ‘하드록’ 못지 않은 사운드를 낸다. ‘록 스피릿’ 가득한 홍지현의 목소리도 단단히 한 몫을 차지한다.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지인들이 피드백을 주곤 해요. 많은 사람들이 ‘2인조니까 소리가 비어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사실 눈 감고 들으면 저희 음악엔 베이스(중저음역대)도 있거든요. 자꾸 소리가 빈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선입견이라는 생각을 하고, 저희가 하고 싶은 대로 음악을 하고 있어요.”(홍지현)

“(사운드가) 비면 비는 대로, 차면 차는 대로 하는거죠 뭐.”(이강희)

‘되는대로’ 한 것처럼 들리지만, 녹음 과정을 들어 보면 풍부한 사운드를 내기 위한 작업이 촘촘히 들어가 있다. 기타 솔로 부분을 여러번 똑같이 쳐서 씌우는 ‘백킹(backingㆍ화음넣기)’ 기법 등을 사용해 소리에 입체감을 높였다. 또 앨범에는 첼로나 아코디언 등 드럼과 기타 이외에도 여러 악기가 들어가 ‘듣는 재미’를 높였다.

이강희는 “공연에서는 둘이서만 무대에 올라도 보고 듣는 재미가 있는데, 앨범은 듣기만 해야 하니까 소리를 많이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멤버들은 지인들이 “CD를 어디서 사야 되느냐”고 물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강희는 “저작권 등록도 이번에 처음 해 봤는데 신기했다”라며 “이전에는 수작업으로 만든 CD들을 품고 다니면서 지인들과 술 마시다가 쥐어주곤 했다”라며 “요새는 주변에 보이는 음반점에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은 오는 2월14일 정규 앨범 발매기념 단독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이후 3월에는 전국투어가 기다린다. 3~4월 중에는 영국에서 싱글을 먼저 공개하고 ‘예열’을 한 후,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4개월 간의 본격적인 유럽 투어에 나선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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