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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한파, ‘집순이ㆍ집돌이’의 시체놀이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직장인 박모(30) 씨는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최근 일주일 사이 저녁 약속을 두 번이나 연기했다. 한 번은 동료 중 두 명이나 한파에 독감이 걸려 미뤘고, 또 다른 한 번은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에 박 씨 본인이 감기 기운을 느끼며 미뤘다. 박 씨는 “날이 추우니 밖으로 나가는 게 꺼려지게 된다”며,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한파에 본의 아니게 ‘집순이ㆍ집돌이’(집에 있기를 즐기는 사람)가 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뼛속까지 시린’ 맹추위를 피해 야외 활동은 최소화하고 실내 활동을 지향하면서. 평소엔 걸어다녔던 거리를 택시로 이동하는가 하면, 생필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사람들도 부쩍 증가했다.

실제 22일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에 온라인 쇼핑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경우엔 지난 17~19일 과일ㆍ야채ㆍ고기 등 신선식품 매출이 이달 초와 비교했을 때 51%가량 증가했고, ‘이마트몰’은 18~19일 간편식과 머플러ㆍ장갑 등 방한잡화, 온풍기ㆍ히터 등 소형 생활 가전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200% 늘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며 밖에 나가 직접 생필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이다.

직장에서도 가급적 멀리 나가기보단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배달음식을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직장인 신모(28ㆍ여) 씨는 “괜찮은 식당이 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데 다들 그마저도 걷기를 싫어한다”며, “부쩍 배달음식을 먹는 빈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밑도는 한파가 지속되자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유모(28ㆍ여) 씨는 “눈물이 맺힐 정도로 날이 추워져 요즘에는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있다”면서, “코 앞인데도 도저히 걸을 수가 없어서 택시를 탄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박모(24) 씨도 “평소엔 친구들과 만나면 새벽까지 노는 편인데 며칠간은 간단하게 먹고 일찍 파하거나 아예 친구네 집에서 놀고 있다”며 “이번 주말에는 우리 집으로 친구들을 부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숙대입구역 부근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도 이와 관련, “한파가 몰아치고 나서 단거리 손님이 는 것 같다”면서도 “다들 빨리 귀가를 하는 건지 전반적으로 손님 자체가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오는 24일 절정에 달한 뒤 다음주 중반부터 서서히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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