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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非강남 인기 건물은…관악 ‘모텔ㆍ원룸’, 마포 ‘다가구ㆍ단독’ 대세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1. 지하철 2호선 신림역 5번 출구에서 걸어서 2분이면 닿는 5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이 지난해 11월 거래됐다. 매매 체결가는 25억원. 1~2층은 커피전문점이 입점했고 3~4층엔 원룸 10실이 들어서 있다.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와 관리비는 950만원 가량으로 기대 수익률은 4.80%다.

#2. ‘연트럴파크’로 통하는 경의선 숲길을 끼고 있는 연남동의 4층짜리 건물은 지난해 10월 24억8000만원에 새 주인에게 돌아갔다. 각종 소규모 카페와 레스토랑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많은 연남동 이면도로에 자리 잡고 있다. 임차 중인 카페와 미용실, 옷가게로부터 월세와 관리비가 970만원 나온다. 수익률은 4.89%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빌딩 거래가 활발한 강남ㆍ서초ㆍ송파를 제외한 소위 비(非) 강남권 빌딩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22일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강남 3구’를 제외하고 빌딩 거래가 가장 많았던 자치구는 마포구와 관악구다. 마포구에선 지난해 131건, 관악구에선 35건 거래됐다. 이들 지역에선 특히 개인투자자들에 의한 거래가 많았다. 마포구에서 이뤄진 전체 거래량 중 81.7%(107건)가, 관악구는 무려 94.3%(33건)가 법인이 아닌 개인투자자가 매입한 것이었다. 강남 3구는 상대적으로 업무공간을 마련하거나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에서 법인이 거래하는 빈도가 많다.

이들 지역에서 이뤄진 건물 거래들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마포구에선 홍대입구역에서 상수역과 합정역으로 퍼지는 서교동과 합정동 일대에 있는 다가구주택 거래가 많다. 리모델링을 거쳐 말끔해진 건물이 인기였고 노후한 건물이더라도 매수자들이 재단장을 염두에 두고 사들였다.

이 지역의 빌딩은 강남권에 있는 같은 규모의 매물보다 시세가 낮지만 월임대료는 높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괜찮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경의선 숲길 일대 연남동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남동 토지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3725만원으로 전년 대비 5.45% 상승했다. 도로에 접해 있는 소위 ‘A급지’의 경우는 5500여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 내 빌딩 거래 사례를 보면, 강남 3개 자치구를 제외하고 마포구와 관악구에서 거래량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악구는 신림동 일대 원룸ㆍ모텔, 마포구는 연남동과 합정동의 다가구주택 등의 매매가 활발했다. 사진은 경의선 숲길 인근의 연남동. (사진=서울시)

관악구는 원룸이나 독서실이 섞여있는 건물이나 숙박업소(모텔)의 매매가 주를 이뤘다. 이런 건물들은 대체로 10~20억 사이의 비교적 낮은 금액으로 거래됐다. 하지만 작은 공간을 여럿 둔 형태라서 공실만 크지 않게 관리한다면 4% 중후반대의 수익률을 바라볼 수 있다.

관악구 신림동의 B공인 관계자는 “주변 대학이나 고시생들의 수요가 늘 일정수준은 유지되는 지역인데다가 수익형 부동산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거래가 꽤 됐다”며 “신림역을 중심으로 나갈만한 물건은 대부분 팔렸다”고 했다.

하지만 건물 거래가 활발하고 건물과 토지의 시세가 뛰면 임차인들의 부담도 가중된다. 작년 4분기 연남동 상권 평균 임대료가 전분기 대비 12.6% 급등(부동산114 통계)하며 조사대상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임대료가 오르면서 원주민이 밀려나가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서울 전역은 물론 지방 상권까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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