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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유연성 83위…개혁 지금 안하면 4차산업 ‘낙오’
로봇·IoT·인공지능이 미래
다보스포럼 핫이슈로 부상
한국 4차산업 적응능력 25위
청년 고용절벽해소 절박…
입법 늦어지면 국가생존 위기


지난 6일 세계 1위 드론(민간 무인항공기) 업체인 DJI가 중국 선전에 문을 연 세계 첫 드론 플래그십스토어(대형 단독매장). 사람들은 옷을 고르듯 드론을 쇼핑한다. 한 대에 4000달러가 넘는 고가 모델까지 보였다.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기·전자제품 전시회 ‘CES 2016’의 드론 전시관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까지 중국 DJI의 부스로 몰렸다. 연평균 35%씩 성장 중인 드론 시장을 두고 중국·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자리는 없다. 민간용 드론 시장은 중국이 독식하고 있다. DJI의 점유율만 70%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재난 구조나 산불 감시 등에 쓰는 산업용 드론을 판매하는데 규모가 100억원에 불과하다. 전 세계 시장(12억 달러)의 0.5% 수준이다.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 선점경쟁에 돌입했다. 1차(증기기관), 2차(전기 이용 대량생산), 3차(컴퓨터 활용 정보화)에 이은 4차 산업혁명은 로봇, 인공지능, 드론,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대표되는 혁명을 의미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8일 발표한 ‘미래고용 보고서’ 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앞으로 5년간 일자리 7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가 210만개 만들어지지만 전체적으로 500만개가 순감할 것이라고 얘기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는 이전에도 나왔지만 고용 쇼크가 이처럼 빨리, 대규모로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은 충격적이다.

스마트폰으로 새 시장을 개척한 애플은 시가총액 1위지만 고용 인원은 약 8만명에 불과해 GM이 전성기를 누렸던 1970년대 말(85만명) 10%에도 못 미친다. 로봇, 인공지능, 무인차, 가상현실(VR) 등 기술 융합이 가져올 혁신은 이전의 신기술이 일자리를 위협했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것을 예고한다.

이 대변혁의 흐름을 잘 타는 국가나 기업은 새 일자리를 대거 챙겨가는 승자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국가나 기업은 ‘고용절벽’에 내몰릴 것이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는 다보스포럼 개막을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나라 순위에서 한국을 25위로 평가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라는 블룸버그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다.

4차산업에서 앞서 뛰고 있는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면 교육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노동구조도 유연하게 재설정해야 하는 등 갈 길이 급하다.

UBS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83위로 바닥권이다. 미래 준비는커녕 초보적인 수준의 노동 개혁조차 첫 단추를 꿰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노·사·정 대타협의 판을 깨고 나갔고, 국회는 노동개혁 법안의 접점을 찾지못하며 허송세월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이 입법 촉구 가두서명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마당이다. 기득권에 집착하는 귀족노조, 입법무능을 보이고 있는 국회, 출구를 찾지못하고 허둥대는 정부 사이에서 노동개혁이 길을 잃고 있다. ‘5년 내 사라지는 일자리 710만개’ 명단에 한국이 맨 앞에 있을까 두려운 시점이다.

문호진 선임기자/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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