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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수소차도 “부릉부릉”…현대차 친환경차 전용 사운드 만든다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현대차가 친환경차에도 역동적인 감성을 불어 넣기 위해 친환경차 전용 사운드를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오토모티브 테스팅 엑스포 2016’에서 박동철 현대차그룹 사운드디자인리서치랩 연구위원은 기자와 만나 “이전까지는 자동차 사운드 패러다임이 정숙함이었다면 지금은 소비자에게 감성을 전달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며 “친환경차도 운전자가 밟는 가속페달과 몸으로 느끼는 속도감에 맞춰 감성적 사운드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연구위원은 “언제 어떤 모델부터 적용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와 같은 친환경차도 운전하는 재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용 감성 사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Full Vehicle n.v.h Simulator 데모를 통해 사운드를 개발하는 장면


순수 전기차처럼 엔진이 없는 모델은 구동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가 내연기관 방식의 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이를 친환경차의 장점으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귀를 즐겁게 하는 요소가 부족해 운전하는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실제 현대차는 전기차 업계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테슬라를 연구하며 이 같은 점을 확인했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전용 사운드를 개발하기 위해 테슬라 전기차를 타는 고객을 직접 인터뷰했다. 박 연구위원은 “정량적으로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테슬라 고객 중 조용함을 선호하는 운전자가 있는 반면 다이내믹한 사운드가 없어 아쉬워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대차는 친환경차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사운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가 참고할 만한 적용 사례는 별로 없다. 메르세데스-벤츠가 ‘SLS AMG 쿠페 일렉트릭 드라이브’에 사운드를 가공해 탑재했지만 아직 콘셉트카 단계인데다 AMG는 고성능차여서 현대차가 지향하는 방향과 성격이 다를 수 있다. 

더 뉴 벨로스터 엔진사운드 이퀄라이저 시연 장면


이 같은 점 때문에 현대차는 다각적인 방법으로 친환경차의 역동적인 사운드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하게 활용되는 방식이 덴마크 기업 ‘Brüel & Kjær’과 손잡고 만든 ‘Full Vehicle n.v.h Simulator’이다. 이는 실제 차가 없는 상황에서 가상으로 사운드를 연구해 신차 개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배기계, 흡기계, 타이어, 유리창, 노이즈 등의 사운드 성분을 하나씩 미리 분석해 실제 양산차에서 최적의 사운드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작년 초 ‘더 뉴 벨로스터’를 통해 세계 최초로 운전자 취향에 따라 엔진 사운드를 조절할 수 있는 ‘엔진사운드 이퀄라이저’를 선보였다. 운전자가 엔진 사운드를 튜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주행 모드별(다이나믹, 스포티, 익스트림) 엔진 음량과 ▷저ㆍ중ㆍ고 음역대별 음색▷가속페달 반응도를 정밀하게 세팅해 다양한 종류의 엔진음을 구현할 수 있다.

현대차는 또 이번에 출시된 제네시스 EQ900 3.3터보에도 드라이빙 모드에 맞게 엔진사운드가 변형되도록 개발했다. 에코에서는정숙성, 노멀에서는 고급감, 스포츠는 다이내믹을 사운드 콘셉트로 잡았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연내 아이오닉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이 모델부터 전용 사운드가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럴 경우 양산형 친환경차 최초로 전용 사운드를 입힌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구체적인 적용 계획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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