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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명발도 명차 경쟁력] 강렬하거나 부드럽거나…차차 파고든다, 그 눈빛
車 디자인의 완성 ‘헤드라이트’
어둠 밝혀주는 기본 역할 넘어
운전자 등 안전 지킴이로 진화
묵직한 SUV·대형차 웅장한 느낌
아담한 경차는 동글동글 눈매
스포츠카는 날카로운 카리스마



자동자 조명은 안전을 위한 장치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디자인 면에서도 한몫 한다. 그중 차의 디자인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헤드라이트다. 헤드라이트는 단순히 어둠을 밝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차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눈’이다. 

1)제네시스 EQ900 어댑티드 FULL LED 헤드라이트
2)한국GM 쉐보레 스파크 헤드라이트
3)메르세데스-벤츠 CLS 멀티빔 LED 헤드라이트
4)아우디 매트리스 LED 헤드라이트
5)BMW 뉴 7시리즈 레이저 라이트
6)포르쉐 918 스파이더 4점 라이트
7)렉서스 NX300h 헤드라이트

차의 헤드라이트의 디자인을 두고 눈매가 매섭다, 부드럽다로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차종에 따라 눈매는 변주된다. 스포츠카의 눈매는 보다 날카롭고 카리스마 있게, 대중들이 많이 타는 차는 상대적으로 무난한 눈매를 가졌다. 경차는 귀엽고 아담한 체구에 어울리는 동글동글한 눈매로, SUV나 대형차종은 묵직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눈매로 메이크업된다.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세단인 EQ900을 공개하면서 어댑티브 풀 LED 헤드램프를 탑재해 입체감을 더했다. 현대차가 주로 보여주는 램프의 하단을 감싸 올라가는 가로줄에 세로 무늬가 두개 더해지며 입체감을 부각시켰다. 기능면에서도 LED 로우빔, LED 하이빔, LED 포지셔닝 램프로 구성된 이 조명은 상황별로 빛을 쏘는 방식에 변화를 줘 야간 주행과 고속 주행시 안전성을 높인다.

현대차가 지난 9월 출시한 SUV ‘더 뉴 맥스크루즈’는 움전대 움직임에 따라 헤드램프가 움직이는 헤드라이트(DBL, dynamic bending headlights)가 적용됐다. 반대편 차선의 차량을 인식해 상향등을 하향등으로 자동 전환하는 기능을 더해, 상대 운전자의 눈부심을 막아준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현대차는 공통된 스타일의 눈빛을 가지고 있다.

날카로운 직선보다는 유려한 곡선을 강조하는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 디자인 철학이 헤드라이트에도 반영됐다. 여기에 차종별로 개성을 더해 변주한다. 예를들어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는 곡선이 강조돼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올 뉴 투싼이나 I40 같은 차는 날렵한 눈빛을 더했다.

역동성, 젊은 느낌이 강조되는 기아차는 눈매도 보다 날렵하고 강렬하다. ‘호랑이 코’ 그릴에서 이어지는 눈매는 야생동물의 날렵한 눈과 닮아있다. 날카롭게 찢어져 위로 치켜올라가 역동적인 느낌이 부각된다. 

8)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헤드라이트
9)쌍용차 코란도 C 헤드라이트
10)혼다 레전드 JEWEL EYE LED 헤드라이트
11)MINI 뉴 클럽맨 원형 헤드라이트
12)뉴 레인지로버 헤드라이트
13)현대차 신형 아반떼 헤드라이트
14)재규어 올 뉴 XF 헤드라이트

쉐보레의 스파크는 끝으로 뻗어올라간 라인의 LED 주간주행등이 듀얼 포트 그릴과 조화를 이뤄 역동성을 더한다. 쉐보레 관계자는 “헤드램프는 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디자인의 핵심요소로 그릴 모양과 조화를 이뤄 강렬한 첫인상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GM 오펠은 운전자의 눈과 자동차의 눈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운전자의 눈동자를 따라 헤드라이트 빛의 방향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차량 내에 설치된 적외선 센서는 초당 50회씩 운전자의 얼굴을 스캔한다.

수입차 가운데 아우디는 헤드라이트 및 조명 기술에 있어 혁신을 추구해온 브랜드다. LED 주간주행등, LED 헤드라이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등을 최초로 적용한 브랜드로 아우디를 차별화하는 디자인 요소로 헤드라이트가 한몫 했다. 아우디 관계자는 “헤드라이트를 비롯한 조명 디자인은 거리에서 아우디의 존재감을 더욱 강화한다”며 “차종마다 미묘한 뉘앙스 차이는 있지만 전 차종에서 아우디의 디자인 통일성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BMW는 콩팥 두개 모양의 ‘키드니 그릴’과 유사한 형태인 ‘트윈 원형(동그라미 두개) 램프’로 패밀리룩을 강조한다. BMW는 또 신형 7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헤드라이트 조사(照射) 범위가 최대 600m에 달하는 ‘레이저 라이트’를 도입했다. 이 불빛은 전력 소모가 적고 주변 극도로 밝은 순백색을 뿜어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맹수가 눈을 꿈뻑하고 뜨는 모양을 형상화, 카리스마 있는 세로선으로 눈매를 빚어냈다. 벤츠는 이전 각진 형태의 모던한 헤드라이트에서 2000년대 이후 세로선이 강조된 역동적인 헤드라이트로 변화하고 있다.

CLS 4도어 쿠페 모델에는 ‘멀티빔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24개의 고성능 LED가 각각 상황에 따라 밝기를 255단계로 쪼개 비춰주는 혁신적인 헤드라이트다. 곡선 도로를 인식해 빛을 비추는 각도를 계산하고, 원형 교차로에서는 코너링 라이트가 작동한다.

렉서스는 렉서스의 첫 글자인 대문자 L의 모양을 본따 헤드라이트를 디자인했다. 모래시계 모양의 그릴 모양과 조합되면서 역동적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느낌을 강조한다.

스포츠카 DNA의 포르쉐는 독특한 ‘4점식 LED 헤드라이트(4점식 라이트)’로 포르쉐만의 정체성 강화했다. 이 헤드라이트는 도로 위 포르쉐의 강렬한 인상을 더한다.

이처럼 개성 넘치는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2000년대 후반부터 경쟁이 불붙었다. 과거 헤드라이트가 직선적, 평면적 디자인으로 단순한 전조등 역할을 했다면 최근 10년새 헤드라이트는 보다 복잡한 형태로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진화했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와 관련된 조명은 이제 부수적인 장비가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 형성에 기여하는 등 주요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며 “특히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헤드라이트의 기술은 디자인 뿐만 아니라 보행자, 운전자 안전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자동차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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