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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주용선 KOTRA 취리히무역관 과장]스위스, 프랑화 강세 딛고 비상할까?
스위스 경제 중심지 취리히에서 한국 사람을 목격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유명 관광지인 융프라우에 한국인이 많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스위스는 여전히 관광대국의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하지만 스위스는 경제 강국이다.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은 8만4000달러(세계 2위)를 넘었고 산업구조도 매우 견실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금융 및 물류 등 서비스업 비중이 GDP의 60%를 넘고 제조와 식품 분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고루 발달해 있다. 네슬레(식품), 노바티스, 로쉬(제약) 등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분야별 세계 1위인 히든 챔피언도 130개사가 넘는다.

그러나 스위스 경제도 2015년 침체기를 맞이했다. 프랑화 강세 지속이 가장 큰 이유였다. 중앙은행이 프랑화 가치 상승을 억제하고자 실시했던 프랑화 대 유로화 페그제를 작년 1월 돌연 포기했고, 이로 인해 프랑화 가치가 10% 이상 치솟아 스위스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했다.

이는 스위스 경제 전체로 확대됐다. 작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2.1%로 예상했던 스위스 경제부는 9월 0.9%로 하향 조정했으며 12월에는 0.8%로 재조정했다. 작년 3분기 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 경기침체와 프랑화 강세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은 스위스 경제가 큰 위기에 빠지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올해에는 1.5%의 성장률 반등을 예상했다. 스위스는 WIPO 2015 글로벌 혁신지수 1위, WEF 세계 경쟁력 지수 7년 연속 1위에서 볼 수 있듯이 끊임없는 혁신으로 경기 흐름에 빠르게 대처해 왔다. 프랑화 강세에도 기업들은 가격경쟁력 상실을 외부 아웃소싱 등의 방법으로 극복하려 했다.

특히 스위스의 산학협력 시스템은 경기침체 극복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인슈타인이 공부했던 곳으로 유명한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에서는 매년 산학협동의 장인 인더스트리 데이(Industry Day)가 개최된다. 신기술에 대한 상호 정보 교환 및 국제 산학 협동의 계기를 발굴하는 이 자리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학자들이 공동 R&D 계획을 세운다. 이렇듯 교육 시스템 자체가 산업과 연관되는 산학 협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교육의 효과가 경제발전과 직결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또 스위스는 유럽의 교통 및 물류 중심지이며,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레토로망스어 4개 공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전 유럽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물론 스위스의 엄격한 품질 기준, 4개 공용어 표기, 높은 물가 수준 등은 한국 기업들의 스위스 진출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되곤 한다. 하지만 프랑화 강세로 아웃소싱을 찾는 스위스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한국 기업들에도 스위스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기업들은 산학 협력 시스템을 활용해 스위스 기업들과 공동연구 및 상품 개발을 모색할 수 있다. 올해에는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스위스 진출에 동참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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