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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정부 3년…경제외교 지상 좌담회] “우리 中企 신뢰 높인 ‘팀코리아’…투자 유치 성공 이어졌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경제외교의 특징 중 하나는 정부와 민간이 한 배를 탔다는 것이다. 정부와 민간이 한 팀을 이뤄 해외로 나아가 경제외교에 합심한다고 해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를 ‘팀 코리아(Team Korea)’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팀 코리아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경제외교 방식이다. 그간 성과도 만만치 않다. 정부 출범 후 2015년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20회에 걸쳐 41개국을 방문하는 동안 중소ㆍ중견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해 거둔 성과만 20억 달러에 이른다. 2014년 3월 중동 4개국 순방 이후 중동 지역의 대(對) 한국 투자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2015년 중 중동지역의 대 한국 투자는 13억8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중소·중견기업이 사절단의 80%…순방국가 사전정보 미흡은 한계 [사진=이동근 상의 상근부회장]

헤럴드경제는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영찬 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송세경 퓨처로봇 사장 등을 초대해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지난 3년 간의 경제외교 성과를 공유하면서 경제외교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 등을 들어봤다.

-경제 세일즈외교 성과를 높이려면 정부 지원정책에 대한 대외홍보를 강화하고, 이를 체계화하기 위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나.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하 이 부회장)= 경제 세일즈 외교 성과를 거두기 위해 2013년부터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을 운영해, 기업이 편하게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지난 해부터 ‘경제외교성과확산 협의회’를 구성하고, 경제외교와 관련해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에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 전략지역은 중동·중국…국내 의료기관 해외진출 논의 활발 [사진=이영찬 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이영찬 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이하 이 원장)= 보건의료분야 대외홍보를 체계화하기 위해 정부 부처 차원에서 홈페이지와 언론을 통헤 순방 성과 등을 알렸다.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국민들에게도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또 지속적인 보건의료협력 확대를 위해 외국의 보건부 장관과 관련기업 등을 오는 3월 열리는 바이오&메디컬코리아 초청을 하는 등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제사절단이 대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고, 큰 공사나 프로젝트 성사에만 집중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 중견기업의 참여를 높이고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이 부회장= 박근혜 정부부터는 순방국가에 관심있는 중소ㆍ중견기업이라면 최대한 사절단에 참여시켜 정상외교를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통령 순방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대ㆍ중소기업에 관계없이 출발 전 미리 현지국의 비즈니스 환경이나 상담회 파트너에 대한 체계적인 사전조사와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 또 양국 정부 부처나 단체간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활용해 신규시장 개척이나 신규 거래처를 발굴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 

올 해외 플랫폼 혁신 수주 극대화…전력기자재 우수업체 등 협력 강화 [사진=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하 조 사장)= 한전의 경우 대통령 경제외교 성과가 중소ㆍ중견기업 참여로 이어지기 위해 해외프로젝트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주요 파트너로 참여시키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쉽게 진출하도록 전력기자재 우수 생산업체에 한전인증마크를 부여하고, 공동으로 대규모 시장개척단을 파견하거나 전시회에 한국관을 운영해 신기술을 소개하는 등 한전 브랜드파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코트라와 협조해 현지 시장 조사를 하고, 계약체결을 하는 등 중소기업과 해외 동반진출을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이 원장= 참여를 높이기 위해 진흥원 등 기관이 기존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중견기업의 성공사례를 발굴하고 홍보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향후 파견될 보건의료 경제사절단에서도 지난 해 처럼 중견ㆍ강소기업의 비율을 높이고 이들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야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기획한 한국의료 글로벌 진출펀드를 통해 중소병원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

-대한상의는 그간 ‘팀코리아’의 경제외교 성과를 강조해왔다. 구체적인 성과가 있다면 뭔가. 팀코리아의 장점과 보완할 점에 대해서도 들려달라.

▶이 부회장= 지난 해 UAE, 사우디, 카타르, 쿠웨이트, 칠레, 페루, 콜롬비아, 브라질, 중국, 미국, 체코 등 11개국에 경제사절단을 파견하고, 현지 경협위 파트너와 11차례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해 상대국 기업인과 정보를 공유했다. 현지에서 1613개 기업이 참가해 3346건 상담했고, 14개 지역에서 1대 1 비즈니스상담회를 개최해 2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추진하기도 했다.

팀코리아의 장점을 꼽자면, 독자적인 해외시장 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VIP 방문 공식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현지 바이어에게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우디에서 50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올린 의료기기 업체 ‘닥터서플라이’나 칠레에서 연간 매출보다 많은 1481만 달러 계약을 달성한 ‘현대기계공업’ 등 다양한 성공사례가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순방일정이 기밀사항이라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과 순방국을 사전에 공유할 수 없는 게 한계다. 구체적인 일정 공개는 어렵지만 전체 순방 대상국가라도 안다면 도움이 된다. 순방국가 사전파악으로 경제사절단 파견관련 사전기획을 강화하고 순방상대국의 경제협력을 고려한 사절단 선정, 현지일정 다양화 등으로 사절단 운영을 내실화한다면 성과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대한상의는 이번 정부에서 3년간 해외순방에 동행, 현지 포럼을 잇달아 열었다. 3년 전과 차이가 있나.

▶이 부회장= 과거에는 주로 대기업, 공기업 위주로 소규모 사절단을 꾸렸지만 현재는 100여 명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는 등 외형적 규모가 커졌다. 중소ㆍ중견기업의 참가비중이 사실상 현재 사절단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내용에서도 대한상의는 코트라와 공동으로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 현지유망업종별 설명회 등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기획, 중소ㆍ중견기업의 성과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경제사절단 위상도 높아졌다. 중소기업 단독으로 해외 우수 바이어를 발굴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회사이름과 규모만 보고 거절당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이 되면 신뢰성을 정부가 보장하기 때문에 현지 유력기업이 비즈니스에 열의를 보인다. 지난 해 12월 체코 방문 당시 양국 비즈니스포럼에 체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고 행사장도 시내호텔에서 프라하성으로 변경하는 등 팀코리아에 대한 예우가 각별했다.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에서도 수출이나 해외시장 진출 뿐 아니라 해외투자자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는가.

▶이 부회장= VIP 해외순방과 관련해 현지에서 개최하는 비즈니스 포럼이나 방한한 외국 정상초청 경제인 행사에서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우리나라의 투자환경을 해외정상, 현지기업인, 경협위 파트너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실례로 박 대통령이 인도를 순방할 당시 현지에서 개최한 ‘한-인도경제협력포럼’과 중국 시진핑 주석 방한시 개최한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서 해외투자유치기관과 협력해 국내 투자환경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진입장벽 문제가 있었던 보건의료 식품 세일즈 외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비전있는 지역은 어딘가.

▶이 원장= 보건의료에서 전략적 중심으로 성장하는 지역은 중동과 중국이다. 두 지역은 의료수요가 높지만 의료인력, 병원경영 운영 등 인프라 조성도가 낮아 선진 의료기술 도입이 시급한만큼 정부간 협력으로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은 성 정부 등과 전략적 관계를 체결하고, 의료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국내 의료기관 진출을 지원한다.

서울대병원이 수탁운영하는 UAE의 칼리파 전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이 아부다비에서 수탁운영중인 한국형 건강검진센터가 중동진출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을 만 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사우디 국가방위부 병원에 HIS 시스템을 수출한 것도 특이할 만하다.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의료진출 현황은 2014년까지 누적진출이 45건으로 전체 125건 중 가장 많은 36%를 차지했다. 현재도 국내 의료기관과 의료 해외진출을놓고 가장 활발히 논의를 진행하는 국가이다.

-한국전력의 발전사업 경험과 노하우는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사업의 수출 기대감도 크다. 발전인프라 수출을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나. 또 올해 추진 중인 수출계획이 있다면.

▶조 사장= 2016년 해외사업플랫폼을 혁신해 사업 수주가능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입찰형 민자발전사업자(IPP) 사업에 편중된 기존사업에서 벗어나 개발형 사업과 인수합병(M&A)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재생 및 융합형 신사업 분야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발전사나 민간기업과의 협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사업 방식과 영역을 쇄신해 발전 플랜트 및 인프라 수출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UAE 원전사업은 당초 공정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17년 5월 1호기가 준공될 예정이다. 한전은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한국형 원전을 명품 브랜드화하고 제2의 UAE신화를 창조하는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2025년까지 원전 6기 추가 수주를 목표로 선진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영국, 체코, 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주활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 퓨처로봇은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가장 큰 성과를 본 벤처기업으로 꼽힌다. 경제사절단 참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뭔가. 실제 비용대비 효과는 얼마나 있었나. 

사전영업·마케팅협상 먼저 진행…사절단 방문 후속단계땐 성과 도움 [사진=송세경 퓨처로봇 사장]

▶송세경 퓨처로봇 사장= 퓨처로봇은 사업 초기부터 세계진출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자본력, 네트워크 부족, 마케팅 등의 한계 때문에 기술력과 의욕만으로 해외에서 사업성과를 이루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경제사절단 참여로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퓨처로봇의 브랜드 신뢰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막대한 마케팅비 투입 없이 신뢰도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얻었고, 진행되던 계약도 가속도가 붙었다.

-향후 경제사절단 참가를 고려하는 중소ㆍ중견기업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활용방안이 있다면.

▶송 사장= 단순히 사절단에 참가만 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쉽지 않다. 우선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사전 영업과 마케팅 협상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뒤 사절단 방문을 통해 의사결정의 가속도를 높이는 후속 단계를 진행한다면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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