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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건전한’ 플레이보이(?)…누드 퇴출이어 맨션도 매각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건전한 플레이보이(?)’가 가능할까.

지난 60여년간 미국의 대표 성인잡지로 군림해온 ‘플레이보이’가 파격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잡지에서 누드사진을 퇴출시킨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바니걸’로 대변되는 섹시 파티의 상징인 ‘플레이보이 맨션’을 매각하겠다고 나섰다. 희망가격은 2억달러(2418억원). 시세보다 두배 높게 책정됐다.
 
플레이보이맨션 수영장

플레이보이 맨션은 ‘플레이보이’ 잡지 창립자 휴 헤프너(Hugh Hefnerㆍ89)가 일부 소유한 초호화 저택이다. 과거 수십년간 각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유명 인사를 초대해 플레이보이메이트(플레이보이 잡지 모델)들과 초호화 파티를 벌이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사교계나 연예계에서 플레이보이 맨션에 초대받은 적이 있느냐는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평가하는 척도 가운데 하나였을 정도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부촌인 홈비힐스에 위치한 이 맨션은 6에이커(7345평) 부지에 2만2000제곱피트(618평) 규모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 사(社)가 1971년 110만달러에 사들인 이후 1500만달러를 투입해 확장공사와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1927년 지어진 고딕양식의 이 맨션은 침실 29개와 욕실 8개로 구성돼 있다.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영화관람실과 게임장 등 오락시설은 물론 온천수가 나오는 수영장 및 분수대, 인공 시내가 흐르는 잉어 연못, 소규모라 하기엔 제법 큰 동물원과 새장 건물도 있다. 

미 대표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창업주 휴 헤프너(가운데)가 플레이보이맨션에서 바니걸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백명이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넓은 뒤뜰과 파티 음식을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한 실외 부엌도 완비돼 있다. 플레이보이메이트들의 화보 촬영장으로 쓰이기도 하고 매년 8월 초 ‘한여름밤의 꿈’ 파티와 할로윈 파티, 신년 파티 등이 열리기도 한다.

파티에 참가한 연예인들은 예능프로그램이나 케이블 채널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일례로 2005년에는 ‘플레이보이 맨션 걸’이라는 TV 리얼리티쇼에 헤프너와 그의 동거녀 3명의 섹스라이프가 공개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이처럼 플레이보이의 상징이었던 맨션의 매각 결정을 두고 해석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여성의 상품화라는 논란에서 벗어나 새로운 브랜드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현지매체는 “플레이보이가 누드사진 퇴출에 이어 두번째 충격을 주고 있다”며 브랜드의 미래를 고려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플레이보이맨션에서 파티를 벌이는 모습.

인터넷에 차고 넘치는 무료 음란물과의 싸움에서 깨끗이 손을 털고 상류층을 겨냥한 고급 콘텐츠로 ‘플레이보이’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플레이보이 디지털부문 겸 광고판매 대표인 필립 모어락은 “광고주들이 누드사진 퇴출을 반기고 있다”며 “오랫동안 많은 브랜드들이 세계 남성들에 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원해왔지만 누드 사진 때문에 꺼리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플레이보이의 매출은 최근 몇 년간 급속 하락했다. 미국 언론감사연합(Alliance for Audited Media)에 따르면, 플레이보이 매출은 1975년 550만 달러에서 지난해 80만달러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구독자 수가 23% 하락했다. 미국판 잡지의 연간 손실액은 300만달러에 달했다.

플레이보이가 누드사진 퇴출이나 플레이보이 맨션 매각 등 파격적인 실험을 하는 이유는 ‘야하지 않아도’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최근 플레이보이는 공식홈페이지에서 선정적인 사진을 줄인 이후 이용자 수가 한달 400만에서 1600만으로 뛰었다. 이용연령도 평균 47세에서 30세로 떨어졌다. 

플레이보이맨션 전경

플레이보이 맨션 매각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광란’의 파티의 전유물이었던 플레이보이 맨션을 매각해 이미지 쇄신에 일조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플레이보이 맨션이 제 값에 팔릴지는 의문이다. 까다로운 계약 조건이 붙었기 때문이다.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 측은 현재 89세인 창업주 휴 헤프너가 남은 여생을 플레이보이맨션에서 살게 해줄 것과 구매 희망자라도 헤프너의 침실은 공개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지 인터넷 언론은 “플레이보이 맨션 가격(2억달러)은 너무 높다. 1970년대 이래 리모델링을 하지 않았고 시세와 맨션의 역사를 감안해도 8000만~9000만달러(967억~1088억원)선”이라며 “여기에 특이한 조건까지 걸려 있어 실제 계약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편 헤프너는 현재 60살 차이가 나는 크리스탈 헤프너와 세번째로 결혼해 플레이보이맨션에서 살고 있다. 1986년생인 크리스탈 헤프너 역시 플레이보이메이트 출신이다. 헤프너의 자산은 5000만달러(603억원)로 평가된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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