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군 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전략자산인 B-52 폭격기를 한반도에 출격시키자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11일 현재까지 B-52 전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현지 언론은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북한 핵실험 이후 미국이 한반도 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에 경계심을 드러내왔다.

인민망, 중국신문망 등은 “미국 폭격기가 한국에서 이례적으로 저공비행을 했다”며 “대대적으로 미국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한반도 전문가인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환구시보에 “(미국의 B-52 전개는)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이는 동북아 지역의 균형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행동을 한 것이라면 전략 폭격기는 쓸모가 없다”며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의 ‘아시아 리밸런싱(재균형)’ 정책에 하나의 핑계만 제공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역시 관련국들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제1부위원장 프란츠 클린체비치는 10일 “북한의 핵실험에도 관련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기다려야 하며 북한을 상대로 독자적 대응 조치를 취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의 행동으로 한반도 긴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모든 일방적 행동은 오히려 해를 끼칠 뿐”이라며 “(북한의 핵실험을 응징할) 국제사회의 합의된 견해가 담길 유엔 안보리 결의를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