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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만 걸어도…아이고, 허리야! 다리야!
척추관 좁아지는 척추관협착증 의심
신경 눌러 다리 터질듯 아프고 저려
발병초기에는 더운 찜질만으로도 효과
통증 지속되면 통로 넓혀주는 수술을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요. 그러다가 잠시 바닥에 앉아서 쉬어야 해요. 다시 걷기 시작하면 또 아파서 오래 걷지 못해요”

최모(61ㆍ여)씨는 날이 추워지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날이 많아졌다. 딸과 사위가 맞벌이를 하면서 손자를 돌보는 것도 요즘 힘이 부친다. 허리를 굽히는 게 힘들어 병원을 찾았더니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했다.

목에서부터 허리까지 척추뼈 속에는 신경(척수)이 지나가는 둘째 손가락 굵기만한 구멍이 있는데, 이를 척추관이라고 한다. 척추관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좁아져 그 속에 있는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압박 받으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까지 저리게 된다.


척추관협착증 원인=태어날 때부터 척추관이 좁은 선천적 협착증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나이에 따른 노화현상인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이 가장 많다.

몸이 노화되면서 척추와 디스크에도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척추관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조직들도 점차 두꺼워져 신경구멍이 점점 좁아지게 된다.

나이가 들면 발병하는 만큼 요통의 원인 중 디스크 다음으로 많은 질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최근 5년간 평균 15%씩 증가하고 있다.

증상이 특이해 어렵지 않게 진단한다. 의사들은 환자 심음소리만 들어도 대부분 척추관협착증을 가려낸다. 증상으로는 오래 서 있거나 한참 동안 걸으면 허리에서부터 다리까지 한쪽 또는 양쪽 다리가 아파 오면서 다리 전체가 터질 것 같이 아프거나 저리고 시려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된다.

걸으면 또 다시 이런 증상이 나타나 쉬기를 반복해야 한다. 이런 증상을 의학용어로 ‘신경성 간헐적 파행(跛行)’이라고 한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우선 허리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협착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걸어가는 시간도 점점 짧아져 초기에 약 30분 정도 가다가 아파서 쉬어가던 것이 20분, 10분, 5분, 1분으로 줄고 나중에는 앉아 있다가 서기만 해도 아파서 주저앉는다.

진단과 치료법은=허리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척추관 협착증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한 병력과 증상이다. “누워있거나 쉬면 별 증상이 없다가 서거나 어느 정도 걸으면 하지에 이상한 통증이나 저린증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가다가 쉬고, 가다가 쉬고 하는 상만으로도 척추관 협착증의 진단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검사는 단지 확인 과정이나 치료 방법 선택에 도움을 줄 뿐이다. 단순 X-선 촬영, 척수조영술, 척추 CT, 척추 MRI 등을 이용해 진단한다.

발병초기엔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다. 약 2~3주간 안정하면 초기 가벼운 협착증은 대개 호전된다. 안정을 취할 땐 더운 찜질, 초음파치료, 견인장치 등 물리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 등을 복용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안정가료나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할 땐 한가지 방법만을 고려하지 말고, 환자의 상태에 맞춰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

최소 침습적 수술방법으로는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협착증이 있는 부분의 척수신경의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법이 있다.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수술법이며, 치료 후 경과도 좋은 편이다. 

요추융합술은 협착증이 있는 부분에 요추 후궁절제술로 척수신경을 충분히 풀어준 다음 척추의 불안정증을 교정하기 위해 기구를 이용,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이다. 최근에 그 사용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수술 후 결과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동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을 잘 치료하면 예후는 매우 좋게 나타난다. 협착증의 초기에는 침상 안정이나 물리치료 만으로도 통증이 치유된다”며 “그러나 일정기간의 안정과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될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수술은 압박받는 척수를 풀어주는 것으로, 수술 성공율은 90% 이상이다. 특히 환자의 보행이 좋아지고 멀리까지 걸어가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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