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예고된 인천공항 사태,‘낙하산’ 인사권자 탓 크다
사상 초유의 인천국제공항 ‘수하물 대란’이 사고 발생 사흘이 되도록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에 취항중인 피해 항공사들이 무더기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중이라니 파장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짙다. 승객들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수하물 처리 지연으로 환승 비행기를 놓친 일부 승객들은 공항 인근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했다. 그야말로 일파만파다. 그런데도 인천공항공사는 승객에게 전달되지 않은 수하물 수량이 얼마나 되는지, 고장의 원인이 무엇인지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다. 10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경쟁력의 상징이란 명성에 전혀 걸맞지 않는 모습이다.

사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항공사측은 사고 원인에 대해 “개항 이래 가장 많은 17만6000여명의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하물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무책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인천공항은 이미 지난 2014년 이용객이 4551만명으로 수용한계(4400만명)를 넘어섰다. 작년에는 무려 5000만명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과부하 상태가 1년 넘도록 지속되면서 승객이 몰리는 특정 시간대에는 수하물 처리가 조금씩 지연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경고등이 수시로 켜진 셈이다. 그런데도 안이하게 대처하다 마침내 대형 사고가 터진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말 제2 터미널이 완공되면 상당부분 혼잡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새 시설이 들어서려면 아직 2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그 사이 이용 승객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게 자명하다. 이번과 같은 사고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저가 항공사가 본격 해외 취항에 나서고, 중국인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건 오래전 예고된 일이다. 2청사 계획이 진작 마련되고 벌써 가동을 시작했어야 했는데, 증설 시기를 놓친 것이다. 그만큼 준비가 부족했던 셈이다.

인천공항 수하물 대란의 근본 원인은 따지고 보면 공항 외부에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은 국가적 차원에서 마땅히 관리돼야 한다. 시시각각 수요를 예측하고 적절한 투자로 승객들이 언제든 불편없이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그 책임자는 최고 전문가라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번 사태가 정치적 야심으로 가득한 ‘낙하산 사장’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결국 이런 중요한 자리에 전문성과 사명감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인사를 내려보낸 인사권자의 탓이 크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