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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 월요일’은 中 시한폭탄의 전주곡…5개 폭탄 언제 터질지 모른다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새해 벽두를 ‘피의 월요일’로 물든 중국 증시의 폭락은 시한폭탄의 전주곡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6년 세계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지목됐던 ‘중국 리스크’가 현실로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새해 벽두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폭락은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물음표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발 리스크에 바짝 엎드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중국발 시한폭탄 폭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4일 중국증시 폭락의 원흉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공포감이 증시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중국이 그동안 6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인하하고 적극적인 재정 완화정책을 펼쳤지만 중국 경제가 나아졌다는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예상치를 크게 밑돌은 12월 민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같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감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날 중국의 민간기관이 발표한 차이신 PMI는 48.2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감을 증폭시켰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경기 위축을 시사하는 ‘50’을 10개월 연속 밑돌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지급준비율 인하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데에는 역부족 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7%를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시중에 돈을 풀고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를 추진해 국가전체의 부채를 늘렸지만 결국 제조업의 과잉생산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날 중국 증시의 폭락은 하나의 전조에 불과하다고 진단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중국이 올해 세계경제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올해 세계경제와 글로벌 자금 흐름 방향에 또 다시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우리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올해도 국영기업 재무구조나 금융시장 체질의 개선 같은 구조개혁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올해 경제현안으로 가장 눈여겨봐야 할 1순위로 중국을 꼽았다. 그는 또 IMF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중국 국영 기업들의 구조조정, 금융시장 변동성, 전반적인 시장 유연성, 자원배분 등이 여전히 기대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중국증시 폭락이 예고하는 것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성 여부가 향후 세계경제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인터넷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도 중국 증시보다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더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과 좀비기업(한계기업),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예상치를 크게 밑돌은 PMI와 함께 이날 중국 증시의 원흉으로 꼽혔던 곳도 위안화 환율이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5032위안으로 고시해 종전 보다 0.15% 가량 절하해 자본이탈 우려감을 키웠다. 고시환율이 달러당 6.5위안대를 넘어선 것은 2011년 5월 이후 4년 8개월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하 추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중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실제로 작년 8월 11일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조치는 자본유출 우려를 증폭시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게다가 최근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급속히 즐어들면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초래될 경우 시장을 방어할 총탄이 모자란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하게 부채를 쌓아온 한계기업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로 내몰리고 있는 것도 중국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인위적인 빚 잔치’에 연명해온 중국의 좀비기업이 중국의 산업은 물론 제조업, 부동산 등 여러 부문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중국이 ‘빚의 부메랑’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마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경우 중국경제는 지방정부의 파산이라는 또 다른 뇌관을 건드리는 꼴이 될 수 있다. 지방정부 부채, 은행 부실 등으로 파급되면서 전반적인 경기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노무라는 대도시인 1~2선 도시와 달리 3~4선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내년 부동산 투자가 5% 가량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이 금융시장의 변동폭을 줄이고 안정성을 갖추자며 도입한 서킷브레이커도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가져다 주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경기 회복이 가시권에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 급락→서킷브레이커 발동’은 또 다른 심리적 공포감을 형성해 금융시장의 변동성만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또 다시 중국경기 회복에 대한 전세계의 심리를 급속히 냉각하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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