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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중동…종파전쟁 확산]사우디 “이란과 교역 전면 중단”…최악 상황으로 치달아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서방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동지역 정세가 요동을 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데 이어, 사우디의 우방국인 바레인과 수단도 잇따라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끊었다. 급기야 사우디는 이란과의 교역은 물론 항공편 운항 등도 중단했다. 이란과 통하는 모든 길을 막은 셈이다. 이에 따라 수니파와 시아파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사우디의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은 양국 간 항공편과 교역 종결은 물론 사우디 국적자의 이란 여행 금지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항공 당국도 이날 “사우디 정부의 외교관계 중단 결정에 따라 이란으로 향하거나 이란에서 오는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사우디는 이란 무슬림의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 성지 순례는 허용키로 했다.

이는 사우디가 ‘두 성지(메카ㆍ메디나)의 수호자’로서 무슬림의 의무인 성지순례를 치를 기회를 변함없이 보장한다는 점을 과시해, 이슬람 발상지로서 종교적 권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사우디 소식통은 “이란의 성지순례를 금지한다면 이슬람권에서 오히려 사우디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다만 이란에 대한 성지순레 비자 발급수를 제한하는 등 방법으로 이란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사우디에 우호적인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도 잇따라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있다.

이사 알하마디 바레인 공보부 장관은 이날 이란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면서 “바레인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안으로 떠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바레인은 사우디 동부에 인접한 소국으로 지배층은 수니파지만 국민의 70% 정도가 시아파다.

바레인 시아파는 소수의 기득권 수니파에 소외됐다는 불만이 큰 탓에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현재까지 시아파의 반정부 활동이 활발해 정정이 불안한 상황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사우디의 시아파 지역인 동부와 가까워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이번에 사우디가 사형을 집행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는 사우디 동부와 바레인 시아파가 각 정부에서 분리돼 자치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레인 수니파 정부는 이란이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를 준동해 정권을 불안케 한다는 이유로 걸프 국가 중에서도 이란에 대한 경계심이 크다.

사우디 역시 이란이 시아파가 많은 바레인을 교두보로 사우디 동부의 시아파 세력을 지원한다고 보고 바레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만큼 바레인 수니파 정부도 정권 유지를 위해 사우디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2011년 2월 바레인에서 반정부 시위가 크게 벌어지자 사우디는 자국 군대를 파병해 유혈 진압하기도 했다.

사우디가 2일 시아파 유력인사들의 처형 사실을 발표하자 바레인에선 격렬한 항의 시위가 일어나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사우디를 도와 예멘 내전에 참전한 수단도 4일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추방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란과 외교관계 수준을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낮추고 자국내 이란 외교관의 수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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