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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청년 창업 지원은 못할망정 의욕만 꺾는 국회
국회의 무능과 무책임이 경제와 사회 발전의 걸림돌을 넘어 존재 자체가 해악이 되고 있는 시대다. 노동개혁 5개 법안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가뜩이나 불투명한 우리 경제는 새해 벽두부터 더 깊은 안갯속에 휩싸이게 됐다. 반면 특정집단의 이해를 반영한 법안의 졸속 처리로 규제만 양산하고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대의보다는 개인과 당파의 얄팍한 이해만 좇는 거대한 이익집단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정치가 삼류라고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그나마 남은 성장동력마저 모두 꺼질 판이다.

지난 연말 통과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우리 국회가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한지 잘 보여준다. 온라인 중고 자동차 경매업체 ‘헤이딜러’는 설립 1년만에 누적거래액 300억원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켰다. 미래가치를 보고 참여한 중고차 딜러가 500명이 넘고, 주간 처리 물량이 300대에 이를 만큼 빠른 성장중이다. 창업자인 박진우 대표는 대학을 휴학중인 20대 청년이다. 잘만하면 숙박산업의 혁신을 가져온 에어비앤비, 택시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우버같은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도 가능한 회사다.

그런데 국회가 온라인 경매도 오프라인처럼 3300㎡의 전시장과 200㎡ 이상의 경매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법을 바꾼 것이다. 온라인 경매를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개악이다. 청년들이 창업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길을 닦고 규제 대못을 뽑아줘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더 큰 못을 박은 꼴이 됐다. 이는 청년 창업 의욕을 꺾는 것은 물론 온라인을 통한 유통 구조 축소라는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이 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그의 지역구에는 대규모 중고차 시장이 소재하고 있다. 누가 봐도 표를 의식한 입법이다.

그러나 반성은 커녕 정치권은 여전히 태연하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그들의 머릿속에는 온통 4월 총선 생각뿐이다. 민생을 챙겨야 할 여당은 친박과 반박으로 나뉘어 공천권 확보에 혈안이 돼있다. 야당이 지리멸렬하자 이틈에 총선에서 200석은 챙겨야 한다는 오만이 정말 역겹다. 사분오열중인 야당은 아예 존재의 이유조차 없을 정도다. 80년대 시대착오적 낡은 이념의 틀에서 여전히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번 총선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에 대한 준엄한 심판대가 될 것이다. 정치권이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국민이 나서 판을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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