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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가 기록유산으로 인정한 ‘의궤’, 비로소 보물된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조선왕조의궤가 조만간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31일 의궤와 퇴계문집 등10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조선왕조의궤’는 조선왕조에서 길례(吉禮)ㆍ흉례(凶禮)ㆍ군례(軍禮)ㆍ빈례(賓禮)ㆍ가례(嘉禮)를 비롯한 여러 대사(大事)를 치를 때 후세의 참고를 위하여 그와 관련된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자세하게 정리한 책이다.



의궤는 태조 때 최초로 편찬하기 시작하여 일제강점기까지 계속되었으나, 조선 전기 의궤들은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고 현재 남아있는 것은 모두 임진왜란 이후에 제작한 것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조선왕조의궤 1760건 2756책은 일제강점기 이전에 제작된 의궤로, 조선왕조의궤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조선만의 독특한 전통으로서, 예법을 중시하고 기록을 철저히 보존하려는 조선 시대의 우수한 기록문화 중 하나이며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노영 필 아미타여래구존도 고려 태조 담무갈보살 예배도’는 1307년에 작가 노영(魯英)이 흑칠한 나무 바탕 위에 금니(金泥, 아교에 갠 금박가루)로 그린 금선묘(金線描) 불화이다.

앞면에는 아미타여래와 팔대보살을 표현하였고, 뒷면에는 고려 태조가 금강산 배재(拜岾, 절고개)에서 담무갈보살에게 예경(禮敬, 경건한 마음으로 예를 드림)하였다는 전설을 그렸다. 뛰어난 금선묘 기법과 높은 완성도, 작가와 조성연대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고려 불화와 산수화풍 연구에 있어 가치가 높은 자료이다. 



▶‘구례 천은사 삼장보살도’는 1776년에 천은사 대법당(극락전) 중단(中壇)에 봉안하기 위해 화련(華連) 등 14명의 화승(畵僧)이 제작한 것이다.

18세기 후반기 불화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현존하는 삼장보살도 중 유일하게 화기(畵記) 란에 흰색 글씨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낱낱이 기록해 놓아 삼장보살의 도상(圖像)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출토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은 모두 7구인데, 아미타여래·관음보살·대세지보살로 구성된 삼존상과 2구의 여래와 관음·지장보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불상들은 여말선초 때에 원·명대 라마 불교 양식을 수용하여 제작된 외래적 요소가 강한 불상들로, 외래 양식의 전래와 수용 과정을 살필 수 있어 중요하다. 또한, 출토지가 분명한 곳에서 불감과 7구의 불상이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서울 흥천사 금동천수관음보살좌상’은 42수(手) 천수관음상으로, 19세기부터 흥천사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천수관음신앙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성행하였으나 불상으로 제작된 예는 극히 드물다.

이 천수관음보살상은 가늘고 긴 신체 위에 표현된 정교한 영락장식, 화려한 문양이 투각된 원통형의 보관(寶冠), 보발(寶髮)의 가닥이 섬세하게 새겨진 보계(寶髻), 신비감이 드는 얼굴 등에서 고려 중·후기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천수관음보살상은 고려~조선 초에 제작된 매우 드문 예로서 천수관음 도상과 관음신앙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익재난고’ 권6~7 및 ‘역옹패설’은 고려 시대 말기의 대표적인 문신이자 학자인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 1287~1367년)이 지은 책이다. ‘익재난고’권6~7은 시문집으로 전 10권 가운데 2권 1책본이며, ‘역옹패설’은 시문평론집으로 4권 1책본이다.

조선이 개국한 지 40년이 지난 후임에도 고려의 국왕과 원(元)의 천자를 높이기 위한 개행(改行)과 간자(間字)의 방식이 여전히 시행되고 있고, 고려본의 문집에서 자주 보이는 행초(行草)의 혼용, 그리고 같은 자가 반복될 때에 쓰이는 기호인 ‘⺀ ’표도 자주 쓰이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퇴계선생문집 및 퇴계선생문집목판’은 퇴계 이황(1501~1570년)의 학문적 성과를 집성한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더욱이 그 내용의 풍부함이나 분량의 방대함, 그리고 이를 편집하고 간행하는 과정에서 구축한 문집편집의 방법과 성과는 조선 후기 문집의 편집과 판각의 전범(典範)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조선왕조의궤」등 10건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abc@heraldcorp.com



▶조선왕조의궤

▶노영 필 아미타여래구존도․고려 태조 담무갈보살 예배도

▶구례 천은사 삼장보살도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출토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

▶서울 흥천사 금동천수관음보살좌상

▶익재난고

▶역옹패설

▶퇴계선생문집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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