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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마을에서 함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도원생태놀이맘 등 지난 4년 서울에만 650개 부모커뮤니티 만들어져

직장 다니는 엄마들에게, 살고 있는 곳은 잠을 자러 오는 곳에 가깝다. 아이를 낳고 기르더라도 동네 엄마들과의 교류는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직장에 설치되어 있는 어린이집에 아이가 다니게 되면 동네에 아는 사람들은 그나마 없고, 엄마로서 친구를 만들기는 커녕 아이의 친구를 만들기도 벅차다.

용산구 도원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모커뮤니티 '도원생태놀이맘'은 이런 엄마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직장 부모커뮤니티다.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가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파트 단지 내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 아파트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모임은, 지난해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직장부모커뮤니티로 선정되면서 직장다니는 엄마들이 교류하며 아이들을 키워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 도원생태놀이맘의 생태미술놀이.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등에서 활동을 한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모여 아이들과 생태미술 놀이를 하거나 아빠와 함께 하는 활동 등을 만들어간다. 올해는 구성원 중 한 가족이 분양받은 용산가족공원 친환경 텃밭에서 주말농장 소모임 활동도 했다. 서울시 정책박람회에 <직장맘이 행복한 서울>이라는 주제로 시민시장실을 열고 직장맘을 위한 정책도 제안했다.

올해 커뮤티니에 참여한 6살, 4살, 2살의 딸 셋을 키우는 엄마 최은서씨는 이 모임에 대해 "나를 동네로 꺼내준 소중한 모임이자 동네에서 엄마인 나의 친구를 만들어준 모임"이라며 "아이가 직장어린이집을 다닌 관계로 동네 친구들이 없어 놀이터에서 따돌림을 당한 적도 있었는데, 동네에서 친구들을 사귀니 아이가 자신감도 많아지고 주말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공동육아를 넘어 부모커뮤니티로, 오사랑

중랑구 면목2동 감성마을에 위치한 '오사랑'은 10명의 엄마들이 만든 품앗이 공부방이다. 지난해 중랑초등학교 1학년 5반에 다녔던 아이의 엄마들 중 논술, 영어 등 강의 경험이 있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함께 키워보자며 만들었다.

▲ 오사랑이 1년동안 만든 활동 사진집과 이야기모음집

아는 엄마들끼리 시작한 공부방은 친환경 간식을 파는 마을 기업인 감성마을이 있는 건물 옥탑에 둥지를 틀면서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올해 부모커뮤니티 사업에 지원하게 되었다. 부모커뮤니티의 지원 사업 내용은 <엄마와 함꼐 떠나는 도서관 여행>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이 책을 많이 보지 않았고, 주변에 도서관이 없어서 자주 가기 힘들었는데, 엄마와 함께 떠나는 도서관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도서관과 친숙하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매달 1회 도서관 여행을 떠났고, 아이들은 도서관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책을 읽고 함께 글쓰기를 하면서 책도 만들어 냈다. 지난달에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아이들과 제주도 도서관 여행도 다녀왔을 정도로 관계도 더욱 돈독해졌다.


이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인 최성아 씨는 "엄마들이 육아와 교육에 고민도 많았는데, 모임을 가지면서 서로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도서관 여행을 다니면서 매달 한번씩 얼굴도 보고 스트레스도 덜 수 있었다"며 "아이들은 선생님이면서 직접 간식을 만들어주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수화교육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금천구 농아학부모회

'금천구를 아끼는 농아학부모회'는 올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서 수화교육을 진행했다. 청각장애인 부모들은 비장애 자녀들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크게 고민하는 데, 비장애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곳에서 친구들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활동을 해보자며 부모커뮤니티 사업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 부모커뮤니티 활동사례 발표회

수화교육은 금산초등학교와 해야해야어린이집에서 6회, 15회에 걸쳐 청각장애인 부모가 직접 강의하고 통역사가 안내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수업이 진행된 교실은 청각 장애인을 둔 비장애 자녀(코다)가 다니는 반으로, 노래 등을 통해 간단한 생활 수화를 익히며 청각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

수업을 함께 진행한 수화통역사 신명순 씨는 “사업에 참여한 청각장애인 부모가 어린이집 친구들이 집에 놀러와서 부모님께 수화로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았다"고 전하며 "청각장애 학부모의 경우 본인 자녀가 다니는 곳에서 강의를 함으로써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장애인식 개선활동을 할 수 있어서 마을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 했다.


2015년, 153개 부모 커뮤니티가 날개를 펼치다

올해 서울시 부모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부모 커뮤니티는 총 153개. 올해 3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총 247건이 접수되었고, 제안자 참여형 면접심사를 거쳐 선정되어 153개 부모커뮤니티가 5월부터 10월까지 활동했다. 지난 12월 17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강당에 모여 부모커뮤니티 활동사례 발표회를 마지막으로 올해 부모커뮤니티 사업은 종료되었다.

조연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4년전 마을공동체 활동의 일환으로 부모 커뮤니티 사업을 시작한 후로 650개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었고, 마을 자원이 풀뿌리 조직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며 “부모 커뮤니티는 부모들을 마당으로 끌어내 우리 아이들의 문제를 함께 이야기해 보자는 것부터 시작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업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나는서울시민이다=강서희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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