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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엑소더스 ②] ‘빌라 분양’ 전단지 덕지덕지…아파트 떠난 者, 화곡ㆍ신사동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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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으로 서울 아파트 감당 못해 빌라 밀집지역으로 인구이동
-화곡동, 은평 신사동서도 밀리면 공항동이나 부천까지 밀려나


[헤럴드경제=정찬수ㆍ박준규 기자]세밑 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28일 오후. 지하철 5호선 화곡역 5번 출구 인근의 주택가 이면도로는 한산했다. 행인은 적었지만, 전봇대 만큼은 북적였다. 신축빌라를 홍보하는 내용의 전단지가 대여섯장씩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시선을 위로 향하면,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이 주택가 안쪽에 자리잡은 신월초는 마치 빌라로 포위당한 형국이었다. 적갈색 벽돌을 쌓아 만든, 한눈에 봐도 ‘연륜’이 느껴지는 빌라가 있는가 하면 매끈한 회색 마감재를 자랑하는 신축빌라도 눈에 띄었다.

마치 ‘숲’을 연상케 하는 이 일대 들어선 빌라(다세대ㆍ연립)는 올해 활발하게 사고 팔렸다. 강서구 화곡동은 물론이고, 은평구 신사동 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이 밀집한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그랬다.

헤럴드경제가 이들 지역의 세밑 풍경을 살펴보니, 공히 다른 지역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주택수요자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이 원래 거주하던 곳의 전셋값을 이기지 못한 이들이다. 아파트는 언감생심, 신혼집을 빌라로 선택한 젊은 부부들이 주를 이뤘다.

강서구 화곡동 일대 주택가. 서울의 ‘빌라촌’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올해 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파트의 혹독한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수요자들이 몰린 결과다.

화곡동에서 만난 이강식 강서공인 대표는 “이 일대가 빌라촌으로 인식되다보니 출신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많이 유입된다. 용인과 분당에서도 옮겨온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덕분에 올해 전세와 매매거래는 급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올해 1월~12월 30일까지 강서구에서 이뤄진 다세대ㆍ연립 매매거래건수는 5332건으로 지난해 대비 69.2% 늘었다. 특히 강서구 다세대ㆍ연립 거래량의 7할 이상을 책임지는 화곡동에선 올해 4009건 거래가 이뤄져 작년 거래량보다 70% 가까이 폭증했다. 이곳의 전ㆍ월세 거래량도 작년과 비교해 20.2% 정도 증가했다.

은평구 신사동과 강서구 화곡동 주택 밀집지역에선 신축빌라 분양을 알리는 홍보 전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수요가 몰리고 거래가 활발하자 시세 상승도 덩달아 이뤄졌다.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신축빌라, 방 2-욕실1, 1억5000만~1억8000만원’이라고 적힌 매물표가 눈에 많이 띄었다.

실면적 42~46㎡ 기준으로, 기존에 지어진 빌라의 매매가는 1억2000~1억30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엘리베이터가 딸린 신축빌라의 분양가는 1억6000만~1억8000만원 정도다. 작년 말보다 10~20% 정도 오른 가격이다.

A공인 관계자는 “이 정도 오른 가격도 견디기 어려운 사람들은 이곳을 떠나 공항동이나, 부천까지 넘어간다. 밀려 들어오면 밀려 나가는 사람이 생기는 도미노 현상”이라고 했다.
 
은평구 신사동과 강서구 화곡동 주택 밀집지역에선 신축빌라 분양을 알리는 홍보 전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은평구에도 아파트 전셋값에 기가 눌린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가 몰려들었다.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종로나 광화문 방면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고 웬만한 생활 기반시설은 다 갖춰져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매력은 저렴한 집값이다. 지하철 6호선 응암역 주변 빌라촌에 있는 E공인 대표는 “방 2개 딸린 신축빌라 분양가가 1억7000만원 정도라 전세 찾으러 왔다가 매입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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