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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지만 강렬한 영화 ‘인 허 플레이스’
신인 안지혜 당찬 스크린 데뷔


‘인 허 플레이스(In her place)’는 작지만 강렬한 영화다. 이번주 개봉하는 ‘대호’와 ‘히말라야’,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같은 대작들에 견줘보면 왜소하지만 작품성만큼은 기 죽지 않는다.

영화는 시골 농장에 사는 10대 임신 소녀와 엄마 그리고 그들을 찾아 온 한 여성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았다. 모든 걸 갖췄지만 아이만은 갖지 못한 도시 여자는 소녀의 아이를 비밀 입양하려 한다. 세 여인의 기묘한 동거는 예상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영화 ‘인 허 플레이스’의 세 주인공 윤다정(왼쪽부터), 안지혜, 길해연이 14일 서울 중구 퇴계로의 한 카페에서 헤
럴드경제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인 허 플레이스’의 세 주인공 길해연, 윤다정, 안지혜를 지난 14일 서울 중구 퇴계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들은 연출자인 알버트 신 감독의 ‘팬클럽’을 자처했다. 한국말이 서툰 캐나다 한인 2세 감독이지만 배우들과는 ‘찰떡 호흡’을 보였다.

‘도시 여자’ 역의 배우 윤다정은 “시나리오가 심플했다”면서 “지금껏 보아 온 시나리오와 달리 굉장히 많은 여백이 있었다”고 했다. 그에게 여백은 곧 가능성이었다. 윤다정은 “캐릭터가 착한 사람 같기도 하고 괴짜 같기도 하고 복합적인 매력이 있었다”면서 “영화가 그로테스크해질 수 있는 측면이 있어서 어떤 각도로 찍을 지 굉장히 궁금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는 현장에서 완성됐다. 시나리오의 기본 뼈대는 세워진 상태였지만 대사는 빈 칸에 가까웠다. 감독은 살아있는 일상의 말로 뼈대에 살을 붙이기를 원했다. 현장의 즉흥성과 즉흥성에서 오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스타일이었다.

영화는 내내 담담한 톤을 유지한다. 클로즈업으로 표정을 잡는 대신 인물의 뒷모습을 풀샷으로 잡았다. 긴 호흡의 롱테이크와 깊이감 있는 화면이 되레 인물의 내면으로 파고든다.

이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소녀’ 역의 안지혜는 관객들의 뇌리에 강렬한 첫인상을 새겼다. 길해연, 윤다정과 같은 선배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서늘한 아름다움이 빛나는 배우다.

안지혜는 “첫 데뷔이고 그 다음을 생각할 수도 없는 유일한 작품이었고 꿈꿔왔던 순간이었다”며 “현장에서는 부담을 느끼기보다 이 순간을 놓치지 말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특히 “즉흥적으로 선배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묻어간 게 많다”며 두 선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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