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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애 연출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 반향 배경?

-성 소수자와 가까워진 한국 대중문화·사회?


[헤럴드경제=허다인 인턴기자]네이버 웹 드라마에선 ‘대세는 백합’의 티저영상이 이틀 전 공개돼 뜨거운 감자다. 이 드라마는 한국 웹 드라마 상 가장 처음으로 여성 동성애를 다룬 작품이다. 예고편엔 주연을 맡은 세랑(정연주)과 경주(김혜준)가 민낯으로 서툴게 입맞추는 장면이 연출됐다. 샤워한 뒤 살짝 물기가 젖은 머리카락과 맨살을 드러낸 어깨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렇다면 제목의 ‘백합’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백합’이란 여성 동성애를 다룬 콘텐츠를 포괄적으로 부르는 신조어다. 이 용어는 1971년, 남성 동성애 잡지인 ‘장미족’ 의 편집장 이토 분가쿠가 여성 동성애자는 ‘백합족’ 이라고 명명한 것에서 유래돼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백합’, ‘백합족’ 등의 명칭이 여성 동성애, 레즈비언 등을 가리키는 말로 정착됐다.

‘백합’이 등장하는 장르에선 남자의 존재를 철저히 배제하고 여성들간의 정신적 사랑이 다뤄지고 있다. 또한 픽션에서의 ‘백합물’은 현실의 레즈비언과는 달리 허구적인 측면과 섞여 달리 봐야한다는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기시 되던 동성애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건 대중문화다. 특히 남성 동성애를 소재로 삼아 흥행한 드라마로는 성균관 스캔들과 커피 프린스, 영화엔 쌍화점, 왕의 남자 등이 있다. 반면 '백합' 장르로 불리는 여성 동성애 소재로 각인된 문화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한다.

그러던 중 지난 3월에 방영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선 동성애를 비롯한 굵직한 사회문제를 유쾌하고 날카롭게 다뤄 '웰메이드'란 평을 받았다. 한편 여고생끼리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돼 화제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장면을 두고 규정 위반 여부를 심의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또한 공감과 비평이 잇따랐지만 시청률 면에선 부진했다.

대중과 언론계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여전히 거센 가운데 '대세는 백합'이 주목받고 있다. 이례적으로 여성 동성애자가 새로운 대중매체, 웹 드라마에 등장해 긍정적 반응도 이끌어내고 있다. 혐오스럽단 부정적 의견을 표출한 누리꾼도 있었지만 ‘매력있다‘. ’한국에서도 다양하고 참신한 소재가 웹드라마에서 다뤄져 콘텐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 여성 동성애자 인식 확산에 대한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사례는 없을까? 최근 서울대 최초의 레즈비언 학생회장으로 불리는 김보미(23)씨는 1차 투표에서 86.8%의 높은 찬성률로 당선됐다. 그녀는 “나를 시작으로 모든 학우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얼굴을 가질 수 있길 희망한다”며 커밍아웃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성적 소수자들의 권익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커졌다.

그러나 지난 6월 매년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대한 반대 집회가 열려 동성애를 부정하는 여론의 폭풍 또한 거셌다. 한국 대중문화, 사회가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입장과 속도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동향이 기대된다.

smylda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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