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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금리 종언]달러 연결고리 끊은 위안화…시장이 알아야 할 5가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사실상 미국 달러에 연동해오다, 주요 무역 상대 국가들의 화폐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과 연동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른바 ‘CFETS 위안화 환율지수(CFETS RMB Index)’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기 전에 달러와의 연결고리를 끊음으로써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겠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바뀐 환율제도에 대해 시장이 알아야 할 5가지를 소개한다.

▶위안화 환율제도… 어떻게 바뀌었나?=중국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위안화 가치를 달러화에 고정한 고정환율제도(페그제)를 시행해 왔다. 이후에는 달러 페그제를 버리고 11개 통화를 가중평균해 환율을 결정하는 ‘복수통화바스켓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 환율을 매일 고시함으로써 사실상 달러 페그제를 유지해 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인민은행이 이번에 채택을 시사한 새 환율제도는, 위안화 환율을 13개 주요 무역상대국 통화에 연동하는 ‘위안화 통화바스켓 연동제’다. 달러에 연동해온 환율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는 통화는 미국 달러, 유로화, 엔화, 홍콩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뉴질랜드 달러화, 싱가포르 달러화, 스위스 프랑화, 캐나다 달러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러시아 루블화, 태국 바트화 등 13개다.

지수에 반영되는 비중은 미국 달러화가 26.4%로 가장 높고, 유로가 21.4%, 엔화가 14.7%다.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는 BIS(국제결제은행) 통화바스켓과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을 참고해 CFETS 환율지수를 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왜 지금인가?=중국이 환율제도를 이같이 변경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6일 9년만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화 가치가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상승 압력을 받게 되고, 사실상의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는 위안화 역시 절상 압력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되면 1990년 이래 가장 느린 경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수출이 난관에 봉착함으로써 더욱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중국 수출은 올해 3월 이후 계속 감소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전에 달러와의 연결고리를 끊음으로써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수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또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따라 환율을 결정하겠다는 당국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는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위안화 가치, 전망은?=전문가들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이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이와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위안화가 더는 달러화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하며, 위안화가 내년 말까지 14% 추가 하락한 달러당 7.50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르웨이 DNB은행은 내년 4분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03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골드만은 6.60위안 수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다른 아시아 통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엔화와 원화, 대만 달러, 말레이시아 링깃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4일 현재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 3.9% 떨어졌지만, 16개 주요 통화가운데 12개 통화에 비해서는 상승했다.

▶위험 요소 없나?=일각에서는 위안화-달러 연동이 폐기되면, 많은 투자자들이 위안화를 매도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내놓는다. 위안화에 대한 신뢰를 잃은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 고문 중 한 사람은 “달러 페그를 중지하는 것은 중국이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며 “그러나 중국의 불안정한 자본 유출이 나타난다면, 중앙은행이 이러한 정책을 다시 철회해야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 규모 4위, 한국은 왜 바스켓에서 빠졌나?=위안화가 연동되는 통화 바스켓에 포함된 통화는 무역 규모를 기준으로 선정됐다. 중국의 4대 무역상대국인 한국의 원화 역시 통화 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통화 바스켓에서 빠진 이유는 아직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개설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위안 직거래시장은 내년 개설될 예정이다.

ANZ은행그룹의 쿤 고 전략가는 해당 위안화 지수가 중국의 공식 기준환율이 될 때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화가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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