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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금리 종언]美 금리인상, “나 떨고 있니”…정크본드 추락에 美 금융시스템 흔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채권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금리인상에 앞서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정크본드에서 손을 떼고 있다. 무엇보다 정크본드 가운데 디폴트 리스크가 낮은 채권으로까지 가격하락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선 미국의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마저 위협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내놓고 있다. 정크본드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던 에너지 기업들마저 고사위기에 놓이게 됐다. 저유가와 낮은 원자재 가격까지 겹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표적인 고수익 상장지수펀드(ETF)인 JNK와 HYG는 14일(현지시간) 6년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는 ‘루시더스 캐피탈 파트너스’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잇따르자 펀드를 청산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정크본드 청산에 나서면서 펀드 가격 낙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에는 ‘써드 애비뉴 매니지먼트’가 자신들이 운용하는 7억8800만달러(약 9325억9800만원) 규모의 ‘포커스드 크레딧 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정크본드 시장 전반의 낙폭은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지표들도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10%까지 벌어졌고, 당분간 간극이 좁혀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이와 관련 “정크본드 관련 펀드 가운데 10~15%가 대규모 자금 이탈 리스크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억만장자 투자가 칼 아이칸과 제프리 건들라흐, 빌 그로스 등 월가의 구루들은 하이일드 본드 시장의 리스크를 강력하게 경고한 바 있다.

9년 만의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유인도 줄어든다. 문제는 정크본드 시장의 혼란이 투자등급 채권 및 다른 자산시장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금융시스템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회수한 자금을 안정성이 풍부한 투자처로 이동시키거나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1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회사채 등 신용상품에서 손을 떼는 것에 대해 ‘노던트러스트’의 단기채권 담당 책임자인 피터 이는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저먼트(PIMCO)‘의 제롬 슈나이더 단기 전략 책임자는 “달러 외의 통화 표시 채권 등으로 투자처 분산을 모색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유안타 증권에 따르면 주식 ETF로의 자금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자금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투자자들이 등을 돌림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 조달 우려는 한층 커지고 있다. 특히 저유가와 낮은 원자재 가격에 고전하고 있는 에너지 기업들이 위기다. 부채가 늘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회사채 투자자들을 잃어 온 에너지 기업들은 금리 인상 예고에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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