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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경력 5년 이상’ 기준 내걸고 9개월된 역사 교사 뽑은 국사편찬위원회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상업교사 선발, 자격 논란에 자진 사퇴 일파만파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씌운 복면을 벗기고 투명 교과서 집필하라”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국사편찬위원회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공모에서 ‘교육경력 5년 이상’ 기준을 내걸고 9개월된 역사 교사를 집필진으로 선발했다가 사퇴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달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가 성추행 논란으로 사퇴한데 이어 또 한 명의 집필진이 사퇴하면서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에 대한 선발 기준이나 명단 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지난달 4일 공지한 ‘교과서 집필진 공모 공고문‘ 내용


11일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와 교육계에 따르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합류했던 서울 대경상고 김형도 교사가 자격논란에 휩싸이면서 집필진에서 자진 사퇴했다.

김 교사는 지난 9년 동안 상업 과목을 가르치다 올해부터 고교 1학년 4개반을 대상으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어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서의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대경상고 홈페이지도 ‘교직원 소개’란에 김 교사의 담당 교과를 ‘상업’으로 적어놓았다.

국편에 따르면 김 교사는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하고 한국고대사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대경상고 학교 홈페이지게 공개된 김형도 교사의 담당 교과


특히 국편이 지난달 4일 공지한 ‘교과서 집필진 공모 공고문’에 ‘역사, 사회과학 관련 학계의 교수 및 연구원, 현장 교원’이라 자격 요건을 밝히고, 현장 교원에 대해 ‘교육경력 5년’이라고 명시해 놓고도 역사 관련 교육 경력을 확인하지 않고 해당 교사를 뽑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몇 십년간 역사를 가르쳐 온 교사들이 수두룩한데도 고작 역사수업을 1년도 하지 않은 교사를 집필진으로 뽑았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정부가 자격도 안 되는 집필진을 구성해 친일과 독재를 두둔하는 엉터리 역사교과서를 만들려고 한다는 의심이 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게 씌운 복면을 벗기고 투명한 교과서를 집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편 관계자는 “공모기준에 ‘교육경력 5년’이라고 적었기 때문에 (김 교사를 뽑은 것은) 서류상으로 하자가 없다”면서 “이 분이 고대사 박사 과정까지 수료하고 올해 한국사를 가르치고 계시기 때문에 기본요건을 갖췄다고 봤다”고 밝혔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대표는 “상식적으로 역사교과서 집필진을 뽑으면서 상업 등의 교육경력을 ‘경력 5년 이상’의 범주에 넣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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