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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남성이 여성보다 양반다리 잘 못하는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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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음 잦은 중년 남성, 고관절 괴사 위험…남성이 여성의 2배 이상 많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연말 모임에 술자리가 빠지면 섭섭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송년회 등 여러 모임에서 음주를 하다 보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데, 뜻밖에 엉덩이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고관절 앞쪽에 피가 통하지 않아 썩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특히 술자리가 잦은 중년 남성에게 발병률이 높다. 만약 양반다리 자세가 불편하고 엉덩이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술자리를 자제하고 정형외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퇴골두무혈성괴사 환자, 남성이 2배 이상=엉덩이 뼈와 넓적다리 뼈의 윗 부분인 대퇴골두가 연결된 부분을 고관절이라고 한다. 이 대퇴골두에 혈액의 흐름이 막히면 뼈 조직이 죽게 된다.

뼈 조직이 죽는 증상이 주위까지 퍼지지는 않지만, 걷거나 움직일 때 고관절에 압력이 가해져 죽은 뼈 조직에 골절이 생기면 상태가 심각해진다.

만약 평소에 음주가 과하고 양반다리로 앉는 것이 유달리 부담스러우며, 허벅지 안쪽과 엉덩이에 저릿한 통증이 있다면 대퇴골두무혈성괴사를 의심해봐야 한다.

뒤뚱거리며 걷게 되며 양다리의 길이도 조금씩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치료 목적으로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사용한 경우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힘찬병원이 대퇴골두무혈성괴사로 인한 수술 환자 191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69%(131명)로 여성31%(60명)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 원인은 원인불명인 경우가 55%(105명)로 가장 많고, 술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21%(40명)였으며, 스테로이드제, 외상이 각각 10.5%(20명), 퇴행성 3%(6명)을 예상원인으로 추정했다.

수술 환자의 나이는 40~50대 중년층이 53%에 달했으며, 수술 부위는 양측 엉덩이관절이 함께 손상된 경우가 43%에 달했다.

강북힘찬병원 한창욱 부장(정형외과전문의)은 “대퇴골두무혈성괴사라는 병명이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나라 중,장년층 남성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편”이라며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음주, 외상, 스테로이드제, 신장 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음이 혈액순환 장애 일으켜 대퇴골두 괴사 유발=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되는 음주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혈액이 쉽게 응고되게 해 미세 혈관들을 막아 괴사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장년층 남성의 경우에는 술자리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그만큼 발병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통증 부위가 모호해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 허리보다는 허벅지 안쪽 통증 유무와 양반다리 시 불편함 등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질환이 생긴 경우에는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결정된다. 보통 무혈성괴사가 시작됐으나 대퇴골두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은 초기 단계인 1~2기에는 약물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 감압술 등을 이용한 관절보존술이 적용된다. 괴사범위가 광범위한 3~4기인 경우에는 인공고관절 수술로 관절기능을 회복시켜 줘야 한다.

인천힘찬병원 이상협 과장(정형외과전문의)은 “대퇴골두무혈성괴사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이미 3~4기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3~4기로 들어선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인공고관절 수술은 통증을 해소하고, 거동의 자유를 확보하는 치료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인공고관절이 세라믹 재질로 개선되면서 수명이 20년 정도로 길어지고, 양반다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우수해졌다.

[사진출처=123RF]

▶소주는 한 잔, 안주는 칼슘ㆍ비타민D 풍부한 식품으로=대퇴골두무혈성괴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과음을 피하고 스테로이드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약물치료 후에는 고관절 이상 여부에 대해 정기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술은 흔히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적당량을 마셨을 때 유효하다. 적당량은 소주 한 잔, 맥주 한 두 잔, 막걸리 한 사발 정도다.

안주 선택에도 신중해야 한다. 고관절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생선, 우유, 미역, 김 등 칼슘이 많은 음식과 비타민K가 풍부한 상추를 비롯한 채소, 육류 등을 골고루 먹는 게 좋다. 영양제를 복용하고 수시로 햇볕을 쬐어 비타민D를 흡수하는 것도 뼈와 관절 건강에 좋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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