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1% 부자들의 생각과 행동은 다르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슈퍼리치는 흔히 공무원을 싫어하고 비정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세계 부를 좌우하는 미국 슈퍼리치의 경우 매우 정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공무원과 자주 접촉하며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이 최근 미 역사상 최초로 1% 부자들의 사회적 태도와 정치적 태도를 설문, 조사해 발표했다. 이들의 사고와 행동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보면 슈퍼리치는 일반 대중과 거의 모든 면에서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슈퍼리치가 정치적인 이유=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1% 부자들은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훨씬 더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다수 미국인들이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정치 쟁점을 만들고 힘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관한 문제에는 적극적인 반면 경제 불평등을 말하는 공공 프로그램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회적인 이슈의 경우,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쟁점, 가령 낙태와 게이의 인권, 학교에서의 기도행위 등에서는 다른 이들보다 훨씬 진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세금과 경제 규제, 사회 복지 등에서는 나머지 계층보다 훨씬 보수적이었다.
연구팀은 슈퍼리치들이 평범한 미국인들이 겪는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지만 사회의 부를 향상시키는데 개인적으로 희생하는 건 꺼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 사회복지에 관한 한 1% 부자와 일반 대중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미국 정치의 현주소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부자들이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사회보장과 의료 예산 삭감 등을 통한 적자 감축을 강력하게 원할 경우, 왜 많은 공무원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삭감을 옹호하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연구팀이 조사 대상으로 삼은 슈퍼리치는 미국 부의 1%를 소유한 자산가들이다. 그들의 평균 재산은 1400만달러(162억원)이다. 응답자들의 연소득은 평균 11억원이었다. 그들의 3분의1(32.4%는 11억원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슈퍼리치의 행동을 8가지로 유형화했다.

▶슈퍼리치의 행동 패턴 8가지

1. 1% 부자들은 일반 대중보다 훨씬 정치적=부자들의 99%는 대통령선거에 반드시 투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4%는 특히 정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평소 주중 평균 5일은 정책과 관련,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했다. 더욱이 부자들은 정치 캠페인에 돈을 내고 일반인들은 하기 어려운 모금행사를 통해 정책결정자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부자 응답자의 3분의 2는 정치적인 캠페인이나 조직에 1년에 평균 4600달러를 냈다. 일반인들이 후보나 정당, 정치이익단체 등에 돈을 내는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2. 부자들은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정부를 좋아해=흔히 부자들은 세금과 규제 등 이들을 얽어맬 수 있는 칼자루를 쥔 정부를 싫어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부자들은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고 그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정책과 법을 채택하는 정부를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자들은 입법 권한을 가진 의원들을 우선적으로 접촉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최근 주요 인사를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상당수는 연방정부 공무원을 꼽았다.

3. 부자들의 주요관심사는 부의 창조=슈퍼리치의 관심사 중 우선 순위는 공공복지가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부의 창조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만 관심이 있다. 

이번 조사에서 어떤 이슈가 가장 중요하냐는 질문에 슈퍼리치의 87%는 연방예산 적자라고 답했다. 84%는 의료 서비스, 56%는 아동 빈곤, 52%는 전통적 가치의 상실이라고 응답했다. 또 36%는 무역적자, 26%는 인플레이션, 16%는 기후변화에 관심을 보였다.

4. 경제 불안감과 관련한 관심, 부자 1%와 일반 대중의 큰 격차=보편적 복지에서도 슈퍼리치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누구에게나 음식, 옷, 보금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데 슈퍼리치는 43%만 동의한 반면 평균 미국인은 68%가 동의했다. 

상근 근로자 가족이 공식적인 빈곤선(최저생계비)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최저생계 임금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40%만 찬성했다. 이는 78%가 동의한 일반 대중과 현격한 차이다. 정부가 실업자를 위해 적절한 생활 수준을 제공해야 한다는 데에도 23%만 동의했다. 일반 대중의 찬성률은 50%였다.

5. 1% 부자는 교육 지원에 적극적이지만 그 대상이 공립학교는 아니다=
부자들과 일반 대중은 교육에 대한 투자에서 세부사항은 갈리지만 크게 이견이 없었다. 유치원과 학교 교사들을 위한 지원정책, 공립인가학교 지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선에 뛰어드는 학생을 위한 직업교육 등에 더 많은 세금을 지출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공립학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적극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어린이들이 좋은 공립학교에서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연방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데 이들은 35%만이 동의했다. 일반대중의 찬성율은 87%였다.

6. 사회안전망은 오케이, 세금은 노=부자들은 사회안전망과 사회보장은 필요하지만 혜택을 넓히기 위해 더 세금을 내거나 수혜자들의 혜택을 늘리는 걸 꺼렸다. 사회보장제도가 누군가는 낸 것보다 더 받는다고 해도 모든 가입자들의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는 부자(55%)와 일반대중(68%)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7. 정부는 부자들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슈퍼리치는 지나친 세금과 규제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그렇다고 반정부 자유주의자와 의견을 같이하는 건 아니다. 이들의 55%는 정부가 시장을 규제하는데 주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제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질문에 일반 대중은 71%가 찬성했다.

8.해외 군사 개입은 불필요=일반적으로 부자들은 연방정부가 개인 부문이 투자하지 않는 공백을 메워주기를 바란다. 응답자들은 고속도로, 다리, 공항, 과학연구 등 공공인프라를 향상시키는 12개 프로그램 가운데 3개만 정부의 지원을 원했다. 그 중 하나는 교육. 미국이 두개의 비싼 대가를 치른 전쟁과 잠재적인 테러 위협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 혹은 반테러 지출에 부자들은 냉담한 모습을 보였다.

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