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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어느 시니어의 인생 2막
금연 금주 교육에 패션 모델 데뷔까지

[나는서울시민이다=장은희 마을기자]  요즘 조기 퇴직한 은퇴자들이 갈 곳이 없어 헤매고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 60대들이 스스로 나선 현장을 찾아갔다. 지난 11월10일에 열린 '서울시 중장년 인생이모작 한마당'이 바로 그곳이다.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일 자리가 없어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무기력 증세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인생 제2 막을 새롭게 시작하여 활기차게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부부가 있어 찾아갔다.

바로 충무로에서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열강을 하고 있는 청소년유해물중독예방협회 이사장 오담 선생 부부이다. 60살이 넘은 오담 선생은 미국 우주항공사 나사에 근무를 하다가 한국에 와서 사업을 하다가 몇 년 전부터는 금연 금주 코칭을 하고 있다. 그 부인 강지희 코치도 젊었을 때 연예인 메이크업을 담당하다가 남편과 함께 금연 금주 코칭을 하고 있다. 또 부인은 펀시코리아라는 단체에서 시니어 패션모델로 활동을 하며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코엑스에서 패션쇼를 하는 시니어 모델들

이들이 금연 금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멘토 코칭으로 학교나 비행청소년 상담 봉사를 하다가 청소년의 흡연 문제가 나날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부터다. 청소년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면 성인이 되어 만성 폐 질환과 심혈관 질환, 암 사망 등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에게 유해 환경에서 벗어나 꿈과 비전을 수립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도와줄까 생각을 하다가 함께 금연금주 코칭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100세 시대를 살다 보니 시니어 활동도 많아지고 있어요. 제2의 인생 이모작을 위해 학생들에게 멘토가 되어 흡연예방 교육을 하면서 많은 기쁨도 얻고 좋아요. 우리들이 이렇게 나이 들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죠. 그것도 부부가 함께 지방으로 진도, 삼척, 창원, 울산, 경기도 등 강의를 함께 갈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청소년수련원에서 만난 한 학생이 소년원에서 “선생님!” 하고 부르며 달려왔을 때 반갑기도 했지만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몰라요. 이 아이들을 주변에서 조금만 돌봐 주면 바르게 자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오담 이사장은 가슴 아픈 사연도 털어 놓았다.

▲ 점동고에서 흡연예방 교육을 하고 있는 오담 이사장

이들 부부는 어려운 학생들이 캠핑 가는데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4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삼겹살을 사주기도 하고, 여름에는 날씨가 덥다고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무료 봉사 강의도 하지만 조금씩 용돈을 버는 재미도 솔솔치 않다.

부인 강지희 코치는 시니어 패션모델 모임에서 패션쇼 봉사도 하고 있는데, 연기나 예능에 끼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활동을 한다. 9월에 코엑스 치매 박람회에 출연해 패션쇼에 나선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나이가 들어도 인생을 아름답게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인 것이다. 지금도 배움을 그칠 줄 모르고 비행청소년 상담사 공부도 배우고 있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또 이들은 관련 지도자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금연 금주 상담사 교육을 시켜 학교로 봉사활동을 함께 나가고 있다. 이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한 명이라도 바른 길로 이끌어 담배연기 없고 에너지 넘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벌써 이곳에서 상담 활동을 하는 상담가들이 50명이 넘는데 그 중 조영순 코치는 “오담 이사장이 퉁퉁 부은 다리를 하고 강의를 하러 갈 때 너무나 가슴이 아파요. 그래서 옆에서 마음으로 돕고 있어요. 우리 회원들은 이사장과 3~4년 무료 봉사를 해 왔어요. 이사장의 열정과 부인 강지희 코치의 순수함이 어린 아이 같아요. 그래서 저도 열심히 도와 함께 하고 있어요. 나이가 있어서 청소년들하고 소통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오히려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유리해요. 금연교실 코칭을 하다보면 어렵고 힘든 아이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꿈이나 비전을 제시해주고 함께 소통해 나갈 수 있어요.”

흡연예방 교육을 진행중인 서울 상도중학교에서 그를 만났다.

 

▲상도중학교에서 흡연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조영순코치

1, 2학년 흡연예방 교육을 했는데, 2학년 이강용 학생은 “흡연 교육을 한두 번 받았지만 이번에 선생님께서 잘 설명해 주셔서 고마웠어요. 흡연은 심각하고 담배를 피우면 안 됩니다. 흡연하면 가족 건강이 나빠지니까 가족 건강을 챙겨야 합니다. 군에 간 형은 군대 가서 피우게 되었다는데, 한 번씩 휴가 나올 때마다 담배 냄새가 납니다. 갇혀 있는 군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담배를 피우게 되었다고 하는데, 앞으로 담배는 몸에 나쁘니 절대로 피우지 말라고 해야겠어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래나 축구, 게임을 해서 풀면 된다고 말해 줄 것입니다. 중학생 친구들아, 흡연하면 미래가 망가지니까 애초에 시작하지 말고 건강한 미래를 가꾸자!” 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시니어들이 인내와 끈기를 갖고 조금만 더 주변을 찾아본다면 인생을 즐기면서 봉사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은퇴한 시니어들의 무한도전은 오늘도 인생 제 2막을 위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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