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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YS 등 역대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 주는 주택정책 교훈
[헤럴드경제=장용동기자]지난 26일 영면에 들어간 YS의 경제정책은 ‘역사 바로 세우기’ 만큼이나 단호했다. 97년 초 홍콩에서 달러를 붙잡기 위해 백지 이자까지 등장할 정도로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됐으나 세계화라는 명분아래 금융시장 개방을 과감히 밀어붙인게 대표적 사례다. 이는 결국 외환위기를 초래, 많은 대가를 치룰 수 밖에 없었다. YS 치적으로 경제 정책이 크게 부각되지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택정책 역시 다르지 않다. 노태우 정부가 추진한 200만 가구 주택건설계획과 분당 등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은 물가 불안 등 경제에 많은 주름살을 준게 사실이다. 염분조차 덜 씻긴 해사(海沙)를 사용하는 등 건자재 파동이 극심했고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건설현장 인력이 자고 나면 다른 단지로 뺑소니치기 일쑤였다. 아파트 건설현장마다 경쟁적으로 임금을 올려 자기 현장으로 데려가기 바뻤기 때문이다. 이렇가 되자 YS는 과감히 신도시 추가 건설을 중단시켰다. 그리고 감히 어느 누구도 신도시 건설을 거론하지도 못했다. 언론에 신도시의 신(新)자만 나와도 밤새워 이를 지우느라 애를 먹을 정도였다. 그래서 ‘꿩 대신 닭’으로 추진된게 포도송이처럼 이뤄진 택지개발이고 용인 등 수도권 곳곳이 난개발된 배경이다. 바로 수서 특혜비리 사건이 터진 것도 그 연장선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과도한 정책은 필히 후유증을 낳는 법이다. DJ정부 역시 외환 위기와 경기 침체 극복의 동력을 부동산 시장 부양에서 찾았다. 대대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마련됐고 이때 처음으로 등장한게 분양권 전매 허용이다. 여기에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조치까지 취해지면서 나중에 타워팰리스 등 최고가 아파트를 분양 받은 고급 수요층과 가진 자들이 크게 반사이익을 봤다. 반면 DJ 정부에서 과도하게 풀어 제친 부동산 규제 완화로 차기 노무현 정부는 큰 홍역을 치루게 된다. 집값이 50%이상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다. 이를 잡기 위한 주택과의 전쟁이 벌어졌고 8.31조치를 비롯해 버블세븐지역 지정, 분양가 상한제 실시, 다주택자 규제 등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잇달았다. 된서리를 맞고 주택시장이 꺾일 무렵 지구촌에 금융 위기 태풍까지 몰아치면서 부동산 시장은 빙하기에 접어들게 된다. MB정부는 이같은 고강도 부동산규제의 피해자다.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 정부의 대못을 뽑는데 주력했지만 야당과 대내외적 환경에 막혀 효험을 보지 못했다. 5년 내내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이른바 부동산 3법 개정에 매달렸지만 허사였다. 박근혜 정부들어 3법 개정이 완료되고 주택 금융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은 급속히 해빙을 맞게 됐다. 여기에 저금리 여파와 전세난까지 더해지면서 주택시장이 타 오른 것이다. 분양 아파트마다 청약 경쟁이 유발되면서 주택 인허가 규모가 지난 2006년 집계이후 사상최대규모인 79만가구에 이를 정도다. 아파트만 49만가구가 공급되었으니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과유불급이다. 오는 2017년쯤 과잉공급에 따른 입주대란 후유증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지방권에서 북상하는 주택시장 조정 여파가 2~3년내 수도권에 이르게 되면 주택건설업체는 물론 내집마련층은 재차 홍역을 치를 수 밖에 없다. 빚내서 집을 장만한 수요층은 물론 입주대란으로 분양대금을 제대로 못받는 주택건설업체, 뒷돈을 대준 금융권 등이 불안해질 수 있다. 결국 이는 다음 정부의 큰 짐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취임과 함께 주택건설업계 대표들을 만나 공급 자제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도한 정책을 이기는 시장은 없다. 단기적인 성과는 거둘수 있다. 하지만 후행적으로 부작용을 빚기 마련이다. 부동산 시장이 온탕 냉탕, 붐 앤 버스트(Bum&burst)가 반복되고 투자자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차제에 가격 안정과 공급 위주의 주택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나 분양권 전매 등 시장불안 요인을 철저히 제거하는데 역점을 두어 한다. 투명한 시장을 만드는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게 부동산 시장의 굴곡과 부의 다툼, 갈등을 방어하는 길이기도 하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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