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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인재 떠나는 한국, 이제 미래 성장엔진 누가 돌리나
우수한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국익 차원에서 여간 손실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두뇌유출’(brain drain)’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스런 분석이 제기됐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내놓은 ‘2015 세계 인재 보고서’ 따르면 한국의 두뇌 유출 지수는 3.98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44번째로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4.63(37위) 보다 상황이 훨씬 나빠진 것도 염려되는 대목이다. 두뇌유출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외국에 나가는 인재가 많고 10에 수렴할수록 모국에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10명의 인재를 길러내봐야 그 가운데 6명 이상이 한국을 떠난다는 얘기다.

실제 수치상으로도 입증이 된다. 2012년 통계이긴 하지만 미국 내 한국인 이공계 박사학위자 1400명 가운데 60%가 현지 잔류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이공계 핵심 인력들도 적성과 능력에 걸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걱정되는 건 이 뿐이 아니다. 노동자 의욕에서도 4.64(10점 만점)로 최하위권인 54위권에 그쳤다. 11위인 일본(7.06)은 고사하고 25위를 차지한 중국(6.12)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42위인 인도(5.35)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신하지만 실제는 속빈 강정인 셈이다.

두뇌가 빠져나가고, 노동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업종ㆍ대-중소 기업간 협력체제 구축 등 경제 체질 개선이 화급한 이유다. 노동 개혁의 마무리도 시급한 과제다. 동력이 떨어지는 제조업을 다시 살리고, 성장 잠재력을 키워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산업계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 모두 팔을 걷어붙여야 가능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인재가 10만명, 100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다. 무엇보다 인재를 붙들어 둘 정책의 대전환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전문직 취업비자와 고학력 취업이민 쿼터를 대거 늘려 고급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은 인재 유치 프로젝트인 이른바 ‘천인(1000명) 계획’을 가동 중이다. 우리도 15세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4위를 차지하고, 인재 유인 및 확보 능력이 13위인 만큼 잠재 여력은 충분하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우수한 인재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냐에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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