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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 좁혀진 한·중 제조업 격차…‘기술경영’ 리더십 절실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제조업의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국내 708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조업 기술 수준’을 조사한 결과 중국과의 제조업 기술 격차는 3.3년으로 나타났다. 4년 전과 비교해 평균 0.4년이 줄어들었다. 중화학공업은 3.5년을 유지했지만 경공업(2.9년), IT(정보통신)산업(2.6년)에서는 격차가 3년이 되지 않았다. 반면 우리 기술과 세계 최고 기술과 격차는 더 벌어졌다. 세계 최고 대비 우리 제조업 기술 수준은 80.8%로 2011년 조사(81.9%) 때 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선진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리가 살려면 연구ㆍ개발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연구개발 수행 기업의 비율은 69.5%로 4년 전 81.9%보다 크게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선진국들이 100년 걸쳐 쌓아온 기술을 10년 만에 10배 많은 연구를 진행하는 식으로 급속히 추격하고 있다. 이미 해양플랜트ㆍ자동차ㆍ가전ㆍ휴대전화 등 거의 전 산업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최초 모델을 제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세계 5위의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한 샤오미가 만드는 IT제품을 초기에는 ‘대륙의 실수’라고 폄하했으나 이제는 ‘대륙의 실력’으로 인정해야 할 판이다. 중국 국영 반도체그룹 칭화유니그룹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계의 강자인 미국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약22조원)에 우회 인수하면서 기어코 메모리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이 반도체 강국 한국의 아성을 흔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것이다.

우리 제조업이 동력을 회복하려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오너십 경영’이 절실하다. 한미약품은 혁신적 당뇨병 치료제로 올해 7조원 이상의 수출계약을 맺는 대박을 떠뜨렸다. 이 회사가 ‘고위험 고수익’ 투자인 신약개발에 장기간 매출의 20% 가까이 쏟아붓는 뚝심을 보인 것은 임성기 회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효성도 조석래 회장의 ‘기술경영’ 신념이 마침내 열매를 맺었다. 효성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 세계시장 1위인 스판덱스가 큰 몫을 했다. 스판덱스가 처음부터 효자노릇을 한 것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사업을 접자는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 당시 경쟁사인 듀폰의 라이크라는 세계 최강이었다. 조 회장의 ‘연구개발 투혼’은 결국 세계1위를 넘어뜨렸고 이 때의 자신감으로 산업용 원사인 타이어코드 세계 1위까지 내달렸다. 임성기, 조석래 같은 오너십이 가동돼야 한국의 제조업이 다시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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