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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YS의 ‘타협과 통합’ 遺訓 받들라는 각계의 목소리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정신을 정치권이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은 인사들은 한결같이 고인을 ‘의회민주주의자’, ‘포용의 리더십 소유자’라고 회고했다. 이런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 현실 정치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겉으로는 의회주의를 강조하면서도 툭하면 장외투쟁을 외치는 등 반의회적 행태를 일삼는 정치판에 고인이 마지막으로 회초리를 든 것이다.

정치를 함께했던 인사들은 고인을 철저한 의회신봉자로 기억하고 있다. ‘정치적 아들’을 자임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는 민주화 투쟁 속에서도 국회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진정한 의회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은 “군부 정권에서 버텨낸 것은 의회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다선 기록의 YS는 의원직을 박탈당하기 전까지 어떠한 경우에도 국회를 떠난 적이 없었다. 싸워도 국회에서 싸우고,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방법으로 독재정권에 맞섰고 민주화를 일궈냈다. 의회는 국민을 대표하기에 모든 나랏 일은 국회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

포용과 화합의 정신도 현 정치권이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할 덕목이다. YS는 자신이 다수자의 위치에 있을 때도 언제나 소수의 의견을 중시했고, 특히 대통령 재임시 지역과 정파를 떠나 인재를 고루 등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소수에 인색한 다수 여당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머리는 빌릴 수 있다’는 평소 YS의 지론에 대한 회고는 박근혜 대통령에 던지는 메시지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지만 박 대통령은 여전히 인사 난맥에 발목이 잡혀있다. 머리를 빌린다는 관점에서 보면 널리 인재를 구하는 탕평 인사로 얼마든지 돌파가 가능하다. 중규모 개각을 앞둔 만큼 깊이 검토해 볼 일이다.

YS의 평가를 놓고 새누리당은 ‘의회주의’를, 새정치연합은 ‘민주화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모두 맞는 평가지만 YS 추모열기에 유리하게 편승하려는 여야의 속셈이 빤히 들여다 보인다.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평생 라이벌로 지냈지만 경쟁적 협력관계를 철저히 유지했다. 그래야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 정치권은 대립만 있을 뿐 협력이 없다. 여야 모두 통렬한 자성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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