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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성 호실적 뒤에 ‘조석래 기술경영’ 있다
1989년부터 스판덱스 개발 집중투자 수출 효자로
올 창사이래 첫 영업익 1조돌파 유력



효성이 글로벌 1위 제품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다. 공학도 출신인 조석래<사진> 회장의 기술경영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올해 3분기까지 누계 영업이익이 754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효성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는 것은 세계 시장 1위인 스판덱스로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스판덱스는 과거 나일론의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세계시장의 판로를 개척하던 효성이 1989년 조 회장의 지시로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에 눈을 돌려 개발한 것으로, 숱한 시행착오와 실패 끝에 1992년 세계에서 4번째로 생산에 성공했다.

스판덱스가 처음부터 효자 노릇을 한 것은 아니다. 후발주자의 한계 속에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사업을 접자는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 그러나 공학도 출신으로 생산기술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았던 조 회장이 성공을 확신하며 지속적으로 기술연구에 투자해,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인 듀폰의 라이크라와의 정면승부에서도 승리하며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효성은 나일론,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등의 의류용 원사뿐 아니라 타이어보강재, 에어백용 원사 등 산업용 원사 부문에서도 꾸준한 품질관리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에서도 세계 1위다.

효성의 이같은 성과는 1971년 국내 최초의 민간기업 부설연구소, 1978년 중공업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연구개발(R&D)부문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 창출의 요람이라고 보고 투자한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기반이 됐다. 섬유부문에 집적된 기술 개발 노하우는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고성능 특수섬유를 개발할 수 있는 저력으로 작용했고, 장기적으로 바이오 섬유, 스마트섬유 등을 연구하는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효성은 미래 첨단소재로 손꼽히는 탄소섬유를 지난 2011년 자체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탄소섬유는 철 무게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신소재로 연간 12% 이상 성장하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11월부터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적극 지원하면서 전북 지역의 차세대 산업으로 ‘탄소밸리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탄소섬유 등과 함께 효성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것도 10여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독자기술이 집약된 폴리케톤이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으로 이루어진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로, 우수한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을 자랑한다. 엔지니어링플라스틱과 초고강도 슈퍼섬유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

효성은 지난해 폴리케톤 가공 기술, 연료튜브용 컴파운드, 자동차 커넥터용 폴리케톤 소재 등을 개발한데 이어 올해에도 폴리케톤 시장 확대를 위해 폴리케톤이 적용될 수 있는 용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세계 1위 제품이 개발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자본이 투여되는 R&D는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경영진의 사업철학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점분야에 대한 집중적 기술투자를 가능케하는 오너의 역할이 중요하며, 확고한 기술경영이야말로 저성장 국면의 한국경제에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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