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교통사고를 꾸며내 가해자와 피해자인 양 보험금을 타낸 중국집 배달원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홍모(33)씨 등 중국음식 배달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 등 배달원 10명은 마포구 일대 중국음식점에서 일하면서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사에 치료비와 합의금 등을 허위 청구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5차례에 걸쳐 보험금 18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홍씨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배달원 일을 하면서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는 등의 교통법규 위반 차량 등을 상대로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 14차례 걸쳐 보험금 18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후 홍씨는 마포구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며 신모(30)씨 알게된 다른 중국음식점 배달원들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 등 배달원들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역할을 나눠 과거 치료받은 병원의 영수증 등 허위 자료를 보험사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교통사고를 꾸며 보험금을 지급받은 뒤 절반씩 나눠 가졌다.
배달원들은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결제기까지 사고로 파손됐다고 거짓말해 보험사에 수리비를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와 무관한 카드 결제기 사진을 찍어 배달원들에게 보내주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로 김모(32)씨 등 중국집 업주 2명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로 보험금을 타는 사례가 많아 사기로 의심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며 “같은 동네 여러 중식집에서 배달을 하던 이들끼리 서로 짜고 저지른 범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보험사기는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허위 교통사고, 상해, 자살 등 지난해 각종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5997억원, 적발인원도 8만4385명에 달해 집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보험사기의 피해가 무고한 일반 보험계약자들에게 재정적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법률상 보험사기 범죄 신설 등 관련법안이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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