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지난 18일(현지시간) 파리 테러 용의자 검거작전 중 자폭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용의자가 실제로는 자폭을 시도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외신들이 그에게 붙인 ‘서유럽 최초의 여성 자살폭탄 테러범’이라는 오명도 벗게 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수사 당국은 폭발 당시 아이트불라센이 폭탄 장치를 몸에 착용하지 않았으며 옆에 있는 누군가가 폭탄 조끼를 터뜨렸다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 대변인은 “우리가 모든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밝히기가 매우 조심스럽지만 아이트불라센이 자살 폭탄을 터뜨린 것은 아니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이트불라센이 아닌 누가 자살폭탄을 터뜨렸는지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검 작전에서 아이트불라센 외에 파리 테러의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 등 2명이 더 사망했다.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를 기획한 아바우드의 사촌으로 추정되는 아이트불라센은 당시 파리 북부 생드니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작동해 자폭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당시 그는 아파트 내부에서 경찰을 향해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다 신원을 밝히라는 경찰의 요구에 창가로 다가왔다고 목격자들이 전한 바 있다.
손을 든 상태로 얼굴을 가렸던 아이트불라센은 “당신 남자친구, 그는 어디에 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내 남자친구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그 이후 폭탄이 터져 숨졌다.
이와 관련해 작전에 투입된 한 경찰은 영국 BBC 방송에 “아이트불라센이 테러리스트와 자신이 관계없다고 말하려고 하며 투항을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그 당시 우리는 아이트불라센이 우리를 속이려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트불라센의 가족과 이웃들은 그가 쿠란을 읽거나 모스크(이슬람교 사원)에 예배를 드리러 간 적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술고래에 담배를 피우고 나이트클럽에 놀러다니기를 즐겼고 마약 문제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던 그가 6개월 전부터 갑자기 얼굴을 가리는 ‘니캅’을 쓰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이들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이트불라센의 옛 친구는 그가 원래 프랑스 군인이나 경찰이 되기를 희망했지만, 입학시험에서 떨어진 이후 노숙 생활을 하면서 시리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그러나 프랑스 경찰 대변인은 아이트불라센이 경찰이나 군대에 지원하려고 한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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