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부(한숙희 부장판사)는 이모씨가 “불법 체포하려는 경찰에 과도하게 제압당해 전치 10주 이상의 상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이씨에게 치료비 등 손해액인 813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이씨는 2011년 7월 경기도의 한 노래주점에서 술값을 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아가씨들을 고용해 영업하고 있는 주점을 왜 단속하지 않느냐, 뇌물을 먹고 봐주는 것 아니냐”며 욕설했다.
이씨는 사기 및 모욕 현행범으로 체포돼 관할 지구대에 연행됐다. 그는 지구대 앞에서 들어가지 않겠다며 경찰의 멱살을 잡아 밀치는 등 완강히 저항했다.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이씨의 팔 양쪽을 잡아당겨 지구대 안 의자 앞으로 끌어왔고 이씨가 다시 나가려고 저항하자 이를 힘으로 누르는 과정에서 이씨가 전치 10주의 팔뼈 골절상을 입었다.
이씨는 입원 치료 후 모욕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항소심은 이씨가 처음 경찰에게 욕설한 행위만 모욕죄를 인정했다. 공무집행방해는 당시 이씨를 현장에서 체포할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므로 그 과정에서 경찰을 폭행했다 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형사 판결을 토대로 이씨의 손해배상 소송 1심은 “경찰관들이 원고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행위가 그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물리력을 행사해 신체를 다치지 않게 할 주의 의무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원고는 애초 사건 경위를 말해달라는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며 모욕했고 멱살을 잡아 밀치는 등 폭행하며 완강히 저항하다 상해가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의 과실을 참작해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 판단이 옳다며 국가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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