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셋값 시간당 6351원 상승 vs 최저임금 시간당 5580원
-1년, 2년전에 비해 2~3배 껑충 뛰어
-내년 전세난은 올해보다 더 심할 듯
-문제는 뾰족한 정부 대책 없다는 것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전셋값 상승세가 한마디로 무섭다. 이는 수치로 입증됐다. 전세난에 서민들이 허덕이고 있는 이유를 대변한다. 실제 한 시간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351원씩 오르고 있다. 한끼 식사를 하고 나면 혹은 텔레비전 드라마 한편을 보고나면 전셋값은 저만치 달아나 있는 셈이다. 올해 대한민국 최저임금 수준은 시간당 5580원. 한시간 동안 땀흘려 일해도 시간당 전셋값 상승분을 충당하지 못하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매 시간마다 6000원씩 이상 오르고 있어 서민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이같은 전셋값 시간당 상승폭은 1년전, 2년전에 비해 2~3배다. 사진은 부동산 중개업소 앞의 한 장면.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윤철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이와 관련해 “시간당 전세값 상승폭이 최저임금보다 훨씬 큰 작금의 상황은 일하는 사람의 근로 의욕을 상실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셋값은 최근 몇년동안 올랐지만 올해들어 특히 그 상승폭은 두드러지고 있으며 내년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한다. 정부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도 우려로 제기된다.

서울 전셋값 상승폭 흐름 현황. [그래픽=박지영]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년전(2012년10월~2013년 10월)에는 매시간 전셋값은 2780원이 올랐고, 2년전에는 전셋값이 시간당 2130원 올랐다. 2년간 2000원대를 유지하던 시간당 전셋값 상승폭은 올해들어 세배 수준인 6351원까지 올라 버렸다.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올해보다 8.1% 올라 6030원이 된다고 하지만, 전세난은 내년에는 더 악화된다는 전망이 우세해 이들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셋값 상승의 원인은 일단 수급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5%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전세에서 월세로 돌아서는 집주인들이 많아 전세물량이 사라지고 있고, 입주할 수 있는 새아파트나 공공임대주택 물량도 현재는 부족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내년에는 재건축 이주수요가 늘어나면 전세난은 올해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양해근 삼성증권 부동산 팀장도 “지금 전세난의 가장 큰 원인은 입주 물량이 적은 것”이라면서 “수급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전세난 해결은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셋값 안정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정확히 말하면 단기적 해결에는 두 손을 들어버린 것이다. 전월세시장 해결을 위해 공공임대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처방으로, 널뛰기 전셋값에 힘들어하는 서민들의 현재 고통을 완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최근 총선 출마를 위해 국토교통부를 떠난 유일호 전 장관은 이임식에서 “주택매매시장의 활력 회복에도 불구하고 전세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서민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이 높은 수준에서 계속될 우려가 있어 아쉽다”며 사실상 주거비부담 완화 실패를 인정했다.

주거정책을 책임질 국토부의 새 수장인 강호인 장관에게도 역시 전세난 완화는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주택임차시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구조적 변화가 진행중이며 수급불일치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이 늘고 있다”며 “전월세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주택을 비롯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주거급여 제도를 정착시켜 서민층 주거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했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 얘기는 없었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