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성혐오 반대 사이트의 ‘男혐 포스트잇 운동’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외모평가, 여성비하, 데이트 폭력…언제까지 용인하시겠습니까?’

여성혐오 반대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의 ‘포스트잇 운동’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성혐오 반대를 주장하지만, 실은 남성 일반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취급하는 등 남성혐오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이 커뮤니티에 따르면 주로 여성들로 구성된 이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건물 화장실에 짧막한 일정한 문구를 메모지를 부착한 뒤 인증사진을 올리고 있다. 인증사진과 글은 수십 개를 넘어서고 있다.

[사진=인터넷 캡쳐]

장소는 대학교가 가장 많지만 대형마트, 지하철역, 패스트푸드점, 커피숍, 심지어 초등학교 화장실까지 다양하다. 메모지에 적힌 내용은 대체로 남녀평등, 여성혐오 반대 등을 담고 있다.

‘성범죄의 원인은 여자의 옷차림도, 늦은 귀가 시간도 아닙니다. 오직 가해자뿐입니다’, ‘맘충? 아이를 돌보는 것이 왜 엄마만의 일인가요? 한국 남성 하루 육아시간 평균 6분’ 등이다.

하지만 메모지 가운데 상당수는 남녀 간에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인터넷 캡쳐]

‘어때? 보기만 하다가 찍히니까? 몰카 재밌네’, ‘김치녀 대신 개념녀가 되기 위해 애쓰고 계십니까? 그럴 필요없습니다’, ‘자궁경부암은 남성으로부터 옮겨지는 성병입니다’, ‘당신은 남자친구의 성욕에 응해줄 의무가 없습니다. 미안해하지 마세요’ 등이다.

이 때문에 여성혐오와 다를 바 없는 남성혐오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생 이모(27)씨는 “사용하는 언어나 게시물 등을 보면 ‘여자 일베’와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모든 남성을 성범죄자, 여성혐오자로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모 대학교의 남성 화장실에도 메모지가 나붙는 일이 벌어져 일각에선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성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자신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 메모지를 붙였다는 인증글까지 올렸다.

이달 초에는 “임시홈페이지(koreansmalldick)를 개설했다”며 이 사이트를 세계 각국의 한국관광정보 사이트에 올려 홍보하겠다는 이용자도 나타났다. 이 게시물에는 지지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사[진=인터넷 캡쳐]

이달에는 웹툰 작가 강모씨는 이 커뮤니티에서 자신이 그린 만화와 작가 자신, 아내 등에 대한 허위 비방 등이 선을 넘었다며,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 커뮤니에 대한 옹호 의견도 있다. 대학생 박모(25ㆍ여)씨는 “여성혐오 분위기에 억눌려 왔던 견해가 다소 격하게 표출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여성혐오, 성범죄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 커뮤니티는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에 있던 ‘메르스 갤러리’가 떨어져 나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plat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