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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크스바겐發 사건사고 속출...“외제차 이젠 믿을 수가 없다
차량 골프채 훼손·화재 도미노
불안감으로 서비스센터 장사진
‘수입차=고급차’인식 확 달라져
10월중 점유율 10%가량 하락



폴크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한국 소비자들의 수입차에 대한 인식까지 뒤흔들고 있다. 그동안 ‘수입차=고급차’의 인식을 갖고 있던 국내 소비자들은 최근 들어 보다 엄격해진 눈높이로 수입차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입차 관련 각종 사건ㆍ사고가 발생하면서 수입차가 과연 믿을만한가 회의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신호탄은 폴크스바겐이었다. 수입차 중 점유율 15%가량 차지하고 있던 폴크스바겐은 미국서 촉발된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그간 쌓아온 신뢰가 산산이 부서졌다. 10월 기준 폴크스바겐의 점유율은 4%대로 수직 낙하했다. 본사 차원의 리콜 결정에도 수습이 안되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폴크스바겐 차가 과연 믿을 수 있는 차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까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미노처럼 다른 독일 브랜드에서도 악재가 속출했다. 독일 전통의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플래그십 세단 S 클래스를 구매한 고객이 차량 결함에 불만을 품고, 골프 채로 차를 부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BMW도 마찬가지다. 11월 들어 연달아 4대의 BMW 차량이 주행 중 화재가 났다. 불이 난 차량은 5시리즈 모델 3대와 7시리즈 모델 1대로, BMW의 주력 차종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10일 BMW 독일 본사 측은 “한국서 발행한 차량 화재사고 총 4건 발생에 사과드린다“라며 ”빠르게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BMW 코리아는 총 4건의 사고 중 지난 3일 리콜 정비 후 사고가 발생한 5시리즈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BMW 코리아 본사 및 서비스센터에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지난 6일 강남의 한 BMW 서비스센터 앞에는 몇몇 차주들이 차량 점검을 받으려 몰려들었다. 원래 예약제로 진행되는 A/S 시스템이지만, 불안감에 차주들이 무작정 차를 끌고 서비스센터를 찾은 것이다.

2012년식 BMW 5시리즈의 차 주인 50대 직장인은 “내 차가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라며 “달리다가 내 차에도 불이 나는 건 아니냐. 불안해서 못 타겠다”라며 서비스센터 측에 항의했다. 이에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일단 문제가 없으니 걱정 말고 타시라”며 돌려보냈다.


이처럼 믿고 타던 수입차, 그중에서도 최고 품질로 유명세를 떨치던 독일차에서도 차량 결함 등이 불거지자 국내 소비자들도 보다 깐깐한 잣대로 수입차를 바라보게 됐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독일차의 위세도 꺾이고 있다. 10월 한달간 독일차는 전체의 60.9%를 차지해 전달 대비 10%가량 점유율이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솔직히 폴크스바겐 같은 브랜드는 대중차 브랜드임에도 마치 고급차처럼 인식된 측면이 있었다”라며 “그동안 수입차는 무조건 좋은 차라는 거품 낀 인식이 존재했는데, 일련의 사건으로 거품이 걷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수입차 전체의 수요가 급감하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에 독일 브랜드들만 부각이 되는데 일시적인 현상이다. 일본 도요타 리콜 사태 이후 2~3년만에 복구됐다”며 “단기적으론 수입차가 영향을 받겠지만 수입차 전체 수요를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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