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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정태일] 집토끼도 등돌리는 폴크스바겐
“가장 피해를 본 그룹은 (조작의심)차량 구매자들인텐데 정작 차량 보유자들에게는 광고 전단지 같은 양해편지만 하나 보내고, 미디어를 장식하는 건 신차 구매자들을 위한 프로모션, 무상AS기간 연장같은 것 뿐이네요”

가입자 10만명이 훌쩍 넘는 폴크스바겐 한 온라인 동호회에 실린 글이다. ‘고객 충성도가 중요한데 이래서 누가 재구매하나’, ‘폴크스바겐은 크게 당해봐야 한다’, ‘기존 소비자를 두 번 죽이는 소식들만 보인다’ 등의 불만 섞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처음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일었을 때도 폴크스바겐을 응원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이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들을 두고진정한 폴크스바겐 ‘덕후’(일본어 ‘오타쿠’의 변형으로 특정 분야에 관심을 쏟는 마니아)라고 칭했다.

그랬던 폴크스바겐 ‘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의 고객을 대하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의 태도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 고객으로서 충분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 현재 자신의 차량이 어떻게 되는지 불안해 하고 있는데 문자로 공지되는 것은 고작 할부이자를 납부하라는 알림뿐이니 일종의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다.

미국의 고객처럼 똑같이 대우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폴크스바겐은 미국 디젤차 소유주 48만2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 카드와 바우처를 보상하고 3년간 무상으로 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고객들은 현재 조사 중인 환경부 측 발표가 나오면 그 이후 보상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이들은 단지 현재 환경부와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추후 보상이나 리콜 관련 예산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지 등을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를 원한다.

이런 와중에 폭스바겐코리아는 11월 전차종 무이자 할부, 2년 무상 연장보증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10월 판매량 급감에 따른 대책이다. 산토끼(신규고객)를 잡기 위한 혜택만 쏟아내니 집토끼(기존고객)들은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3리터급 고급차들도 조작 의심을 받고 있다. 국내 법인의 대답은 역시나다. 지금 본사 지침 확인 중입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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