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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의 '강남구' 카탈루니아 독립선언…왕 때문에?, 돈 때문에?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스페인 카탈루냐 주의회가 2017년까지 분리독립한다는 결의안을 9일(현지시간) 채택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겉으론 왕정이아닌 공화정에 대한 요구처럼 보이지만 결국 ‘돈’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카탈루냐의 인구는 약 750만명으로 전체 스페인 인구의 약 6분의 1이다. 하지만 이들은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카탈루냐인들 사이에서는 내는 세금에 비해 돌아오는 것은 별로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금먹는 하마’ 중 하나는 스페인 왕실이다. 펠리페6세는 올해 연봉을 전임 국왕보다 20% 자진 삭감했지만 그럼에도 23만4204유로(약 2억9000만원)에 이른다.

원래부터 같은 나라였다면 감당할 법도 하지만, 카탈루냐인들은 스페인과는 애초부터 다른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다.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카탈루냐는 문화와 역사가 다르고 언어도 차이가 난다. 독립 요구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 15세기 카탈루냐의 아라곤 왕국이 마드리드 등을 포함한 카스티야 왕국과 합병해 스페인 통합의 기초를 이뤘을 당시부터 독립을 주장해 왔다. 현재 왕실 또한 프랑스계 부르봉 왕가로 카탈루냐인들과 역사적으로 거리가 멀다.

분리독립 여부를 최종 결정할 주민투표는 내달 20일 열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분리 보다는 현체제 목소리가 조금 더 높았다. 분리독립안이 가결될 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탈루냐 지방의회를 점령한 분리독립 지지 세력이 주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하기는 했으나 아직 안정적인 힘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강경한 행동으로 세를 결집하려 한 것으로 분석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헌법소원 등을 통해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결사저지할 방침이다. 만에 하나 분리가 이뤄지면 경제적 타격은 물론 현재의 입헌군주제 자체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카탈루냐가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독립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유럽 주변국에서도 카탈루냐는 초미의 관심이다. 이미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카탈루냐가 독립을 할 경우 지방자치의 뿌리가 깊은 유럽 곳곳에서 독립 움직임이 일 수도 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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