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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王 건강이상설] 아키히토는 아베 견제하는 ‘日 평화의 상징’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여기서 과거를 돌아보고 앞선 대전(大戰)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근 일본 내에서 조심스럽게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82세의 고령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지난 8월 15일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전몰자 추도식에서 ‘깊은 반성’이라 표현을 처음 써서 화제가 됐다.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년 연속 ‘아시아 국가에 대한 가해’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일본의 진보세력 사이에서 ‘평화주의자의 아이콘’으로 여겨질 정도인 만큼 아키히토 일왕의 행보는 남달랐다.

아키히토 일왕은 왕세자 시절인 1986년 한국 방문을 추진했지만 세자비(미치코 왕비)의 건강 문제로 포기한 적이 있다.

즉위 후인 1992년에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방문해 침략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고, 1993년에는 전쟁 피해지역인 오키나와를 방문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1991년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1992년 중국, 2005년 사이판, 2006년 싱가포르·태국, 2009년 하와이로 이어지는 ‘순례 여행’을 이어 왔다. 일왕은 아태 국가를 방문하며 일본군 전몰자 묘역 외에 해당국 국립묘지를 찾아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다짐해 왔다. 지난 4월에도 일왕은 남태평양 팔라우를 방문했다.

그는 또 2001년 기자회견에서 “간무 천황(일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다는 사실에서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다”고 발언했고, 2005년 미국령 사이판 방문 시 한국평화기념탑에 참배한 적도 있다.

2012년에는 아키히토 일왕은 “앞으로도 일본과 한국이 우호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방한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82세의 고령인 만큼 아키히토 일왕의 건강 이상설은 현지에서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앞서 전몰자추도식 때에도 묵념 없이 시보가 울리자마자 원고를 읽어 버려 일본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아키히토 일왕은 2002년 전립샘 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협심증 치료를 위한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받았다. 고령의 나이 탓에 청력도 떨어져 보청기를 착용하고도 다시 묻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관계자는 “예정을 잊어버리는 일이 생기고 있다”며 걱정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 헌법이 일왕을 국가의 상징,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규정한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일본인은 일왕의 일거수일투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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