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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X파일] 분양가 하늘 찌른다고 외면만 받는 건 아닙니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 접고 청약률 높은 곳 공통점 있어
-바로 ‘뛰어난 입지’…결국은 수요자 판단에 움직이는 법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아파트 분양가가 높으면 수요자들에게 외면 받을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하다. 전문가들은 입지가 좋다면 고분양가에도 충분히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써치 팀장은 “수요자들은 입지가 뛰어난 단지라면 높은 분양가도 지불할 의사가 분명하다”면서 “높은 분양가가 문제가 되기보다 오히려 청약이 끝나고 나면 웃돈을 얹어서라도 분양권을 사기도 한다”고 했다.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조감도.

실제로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3.3㎡당 평균 분양가 4040만원의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21대 1, 최고 131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분양한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평균 분양가 2730만원으로 부산 아파트 최고 분양가를 갱신함과 동시에 펜트하우스 2가구의 경우 3.3㎡당 7008만원으로 국내 아파트 최고 분양가를 기록, 가격 거품 논란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청약접수 결과 펜트하우스 2가구의 청약경쟁률은 68대 1, 단지 전체의 평균 경쟁률은 17대 1의 높은 기록을 냈다.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 분양한 두 단지는 각각 비현실적인 고분양가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약접수 결과 1순위 청약 마감은 물론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이뤄낸 결과라고 말하지만, 고분양가 논란 속 청약열풍 현상이 비단 올해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 리얼투데이 측의 설명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머물렀던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했던 ‘아크로리버파크’는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가 4130만원이었다. 3.3㎡당 분양가 4000만원대의 벽을 허물며 고분양가 논란에 중심에 섰다. 하지만 결과는 평균 17.85대 1, 최고 149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돈의문뉴타운에서 분양한 ‘경희궁자이’도 마찬가지다. 분양 당시 3.3㎡당 평균 2300만원에 가까운 고분양가로 비난을 받았지만 최고 49대 1, 평균 3.5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을 기록했다. 시기를 막론하고 고분양가 논란과 그 논란을 불식시키는 결과는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배짱 분양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이 단지들이 결과적으로 수요자들에게 선택을 받은 성공 요인에는 바로 ‘뛰어난 입지’가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일단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해운대 백사장과 맞닿은 국내에서 유일한 비치프런트 입지로 희소성이 높았다.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과 ‘아크로리버파크’가 위치한 반포동은 학군ㆍ주거환경ㆍ교통 등 다방면에서 입지가 좋기로 명성이 높다.

특히 강남권은 진입을 원하는 대기수요는 많은 반면, 아파트 공급은 부족해 부동산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인기가 높은 곳이다. ‘경희궁자이’는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3호선 독립문역 더블역세권에다, 시청ㆍ광화문 등 중심업무지구를 걸어서도 출퇴근이 가능해 뉴타운 중에서도 입지가 뛰어나다고 평가 받았다.

이처럼 교통이나 편의시설, 자연환경, 학군 등 각각의 부문에서 최고의 입지에 자리잡은 단지는 대기수요가 꾸준하다. 또 최고의 자리라고 평가할 만한 단지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희소성도 높다.

수요자들은 입지가 뛰어난 단지라면 높은 분양가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며 높은 분양가가 문제가 되기보다 오히려 청약이 끝나고 나면 웃돈을 얹어서라도 분양권을 사기도 하는 분위기다. 물론 일부 단지 얘기다.

실제로 분양권 전매제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해 10월 분양 직후부터 약 5000만~6000만원 상당의 웃돈이 붙은데 이어 최근에는 1억~1억5000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1년새 웃돈만 두 배 이상 오른 것.

‘경희궁자이’ 역시 올해 6월 전매제한이 풀리자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고 분양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경희궁자이(2BL) 전용 59.85㎡의 분양권은 지난 10월 7억729만원에 거래된 바도 있다. 분양 당시 전용 59㎡형이 5억5000만원대부터 5억9000만원선이었던과 비교하면 무려 1억7000만원 상당의 웃돈이 붙은 것이다.

결국 합리적인 분양가란 수요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분양가의 높고 낮음을 일률적인 잣대로 판단하기보다 입지나 상품의 특장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된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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