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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캠퍼스 자전거 도둑 기승…학생들 “CCTV 늘려달라”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서울 모 사립대에서는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9월말 도서관 앞 자전거 거치대에 잠가둔 자전거가 도난 당한 데 이어 지난달 중순 또 다시 자전거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 A씨는 “학교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사흘만에 가보니 자전거 없어졌다”며 “자전거를 이미 팔아치웠을 테니 다시 찾을 순 없겠지만 학교 측의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학 도서관 주변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다.

‘보안이 취약한 자전거 천국’인 상아탑이 자전거 절도범들의 사냥터가 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발생한 자전거 절도 범죄 건수는 1만969건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2만2357건으로 증가했다.

전체 절도 범죄에서 자전거 절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4.2%에서 지난해 8.4%로 2배가량 늘어났다.

자전거 이용 인구가 1200만명에 달하면서 절도 범죄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전거 통학 인구가 많은데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시설이 부족한 대학교가 절도범의 주요 타깃이 되는 양상이다.

지난 5월 인천 남구의 한 대학교에서는 B(26)씨 등 20대 친구 3명이 오전 3시께 대학교 자전거 거치대에서 자전거 3대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1명이 망을 보고 2명은 훔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 절도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수년간 진주 일대 3개 대학교를 돌며 자전거 23대 등을 훔친 정모(29)씨가 경찰에 구속됐다. 정씨는 자신이 졸업한 대학 등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는 이유로 드나들면서 인적이 드문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 사이에 절도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대학교에서 자전거 절도가 잦은 건 외부인이 교내에 들어와도 의심을 받지 않는 데다가 폐쇄회로(CC)TV 등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 모 사립대의 관계자는 “교정이 큰 편이 아닌데도 한 달에 3∼4건 정도 자전거가 도난당했다는 문의가 들어온다”며 “자전거를 세워두는 도서관 주변을 중심으로 CCTV 화질을 높이고 설치 대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서울의 다른 대학 관계자는 “성인이 대학교에 들어와 자전거 훔치는 경우도 있지만 중ㆍ고등학교와 가깝게 붙어 있는 경우 중ㆍ고생이 자전거를 훔쳐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2013년 대구에선 12차례에 걸쳐 자전거 12대(시가 300만원)를 훔쳐 인터넷 중고물품 판매사이트에 팔아넘긴 최모(15)군 등 일당 6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자전거 절도가 잇따르면서 자전거를 갖고 있어도 잃어버릴까봐 학교에 가져가지 못한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한 사립대의 익명 기반 SNS에는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고 싶은데 도난 걱정 때문에 엄청 고민이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올 초 자전거를 도난당해 경찰과 대학 측에 신고를 한 적이 있다는 대학생 박모(21ㆍ여)씨는 “경찰이 좀 더 적극적인 수사에 나섰으면 좋겠고, 특히 학교 측이 자전거 거치대 주변 CCTV 설치 같은 도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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