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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에 반했어요” 제주 외국인 새댁, 7년새 2배 급증
미국ㆍ유럽 등 서방국 비중 높아…“다문화 인프라 확충 필요”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한국인과 결혼해 제주도 땅에 정착하는 외국인 결혼이민자가 최근 몇 년 동안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ㆍ동남아인 배우자 비중이 높은 다른 지역과 달리 국적ㆍ인종 분포가 매우 다양해지면서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제주도의 전체 외국인 배우자는 215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1047명에 비해 7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여성 배우자는 1888명으로 전체의 90%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전국의 외국인 배우자 숫자는 12만2552명에서 14만9083명으로 약 20% 증가에 그쳤다. 그마저도 정부가 국제결혼에 대한 비자 심사를 강화한 이후에는 오히려 외국인 배우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 게티 이미지

법무부는 지난해 4월부터 ‘묻지마 결혼’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연간 소득과 한국어 능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결혼 비자를 발급한다. 이 같은 비자 심사 강화 여파로 전체 외국인 배우자는 1년 사이 100여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제주도는 같은 기간 되레 80여명이 증가해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배우자의 국적 다양성에 있어서도 제주도가 전국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제주도의 전체 외국인 배우자 2150명 가운데 베트남이 669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393명)과 필리핀(329명), 일본(169명) 등이 각각 뒤를 이었다. 그밖에 미국(47명), 캐나다(31명), 영국(15명), 프랑스ㆍ호주(각 7명) 등 서방국가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 배우자의 국적만 무려 46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전체 외국인 배우자 2만8344명 가운데 약 65%인 1만8447명이 베트남이나 중국인 국적으로 나타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특정 국가로 쏠림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 같은 결혼이민자 증가 등에 힘입어 체류 외국인 숫자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초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1만9903명으로 지난해(1만5568명)보다 27.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 외국인 증가율(11.0%)보다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현지에 정착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편의시설 부족과 주변의 편견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제주도 관광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주도의 외국인은 개발ㆍ관광산업 종사자, 결혼이민자 등 모두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들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자녀 교육과 각종 편의시설 등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 2011년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매년 1300만여명의 내ㆍ외국인 방문객이 찾는 등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입지를 굳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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