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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조경태 “문재인, 이미 끝난 분…국민은 ‘親盧’ 사라지길 바라”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인터뷰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지난 달 30일 그의 기자회견 이후였다. “죽어봐야 저승 맛을 알겠는가” 10ㆍ28 재보선 패배를 이유로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그가 내뱉은 말은 다소 격앙되고 거칠었다.

하지만 반향은 없었다. 문 대표는 여느 때처럼 대응하지 않았고 그를 지지한다는 동료 의원도 역시 없었다. 그럼에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문재인은 물러나라”고 말하는 그의 속내가 궁금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경태 학습관을 만들라”고 할 만큼 아꼈던 그가 노 전 대통령의 ‘운명’으로 불리는 문 대표를 그렇게도 공격하는 이유를 듣고 싶었다.

지난 3일 오전 새정치연합이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확정고시에 반발하며 국회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시간,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조 의원은 문 대표를 ‘노무현을 팔아먹는 세력’이라며 ‘매노(賣盧 )’라고, 문 대표의 혁신은 ‘역신(逆新)’이라고 혹평했다. 대표로는 물론이고 차기 대선주자로도 “이미 끝난 분”이라고까지 했다. “국민들은 친노 패권세력이 좀 사라져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당이 공천을 주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당에게는 참 불편한 존재인 것 같다.

▶당이 아니라 그들(친노)에게 불편한 존재지. 난 다수의 당원,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전달할 뿐이야. 정치인은 국민의 대변자니까

-‘문재인 저격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저격수라는 표현은 쓰면 안 돼. 난 손학규, 정세균, 안철수 전 대표 체제 때도 잘못된 부분을 비판했다. 지도부가 잘못된 길로 가면 일관성 있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쓴소리를 했다.

-그럼에도 대중은 문 대표를 비판하는 것을 더 많이 기억한다

▶글쎄…. 친노 패권세력들이 그만큼 변화의 중심에 서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국민들은 그들(친노)이 좀 사라져주길 바라지.

-국민들이 정말로 친노가 사라지길 바라나.

▶과학적 근거를 갖고 이야기하자. 호남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보다 떨어진다. 야당 텃밭에서 여당 대표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문재인 오지 말라는 거다. 이미 퇴장명령을 내린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15, 16대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해 낙선의 아픔을 함께 했다. 본인도 친노 아닌가.

▶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는 사람이다. ‘사람사는 세상’, 모두가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이지. 그들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니다. 친노패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잘 사는 국민통합 정치를 하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친노끼리 왜 싸우나.

▶노 전 대통령의 지론은 ‘나에게는 엄격하고 상대에게는 관대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씨’는 어떻게 하고 있나. 자기 패거리들은 무슨 짓을 해도 관대하다.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문 대표가 다른 전임 대표에 비해 부족한 게 뭔가.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역대 당 대표 중 이처럼 당이 분열했던 적이 있나.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법무장관이었던 천정배, 전남도지사 역임한 박준영 모두 탈당했다. 이런 일이 없었다. 이것만 봐도 문 대표의 리더십이 얼마나 부재한지를 알 수 있다. 분열의 책임자는 문 대표 자신이다.

-대선주자로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잠시 뜸 들이며) 이미 끝난 분 아닌가. 지금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8%다. 지난 대선 때 90%가 넘었다. 그걸 다 까먹은 거다. 호남에서 8%의 지지율로 무엇을 할 수 있겠나.

-문 대표를 공격하느라 대여투쟁에는 소홀하다는 평가도 있다. 오늘 국정화 반대 농성도 불참했는데

▶농성 같은 집단행동은 하지 않는다. 난 의회민주주의자다. 정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옛날처럼 언로가 막혔을 때야 밖에 나가 전단지도 뿌리고 하지만 지금은 매체도 많고 24시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농성을 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여야 상황은 어떻게 보나.

▶여야가 ‘국정이냐 검정이냐’라는 프레임에 갇혀 국론 분열을 이끌고 있다. 국가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교과서) 내용을 갖고 토론하면 되지 왜 형식을 두고 싸우나. 꼭 노론과 소론의 논쟁을 보는 것 같다. 백성은 굶주리는데 정쟁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형식 논리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조경태’라는 이름은 누군가를 비판하는 내용으로만 알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

▶조경태가 (당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부산에서 3선 한 것이다. 그거면 다 된 것이다. 정치인은 선거로 평가 받는 사람이다. 난 승리했다.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나. 지역주의를 극복한 최초의 인물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부산 국회의원을 내가 했다. (조 의원은 부산 유일의 야권 3선 의원이다.)

-당에서 내년 총선에 공천을 주지 않는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하나.

▶당연하다. 국민들이 (나를) 선택하잖아.

-총선은 어떻게 전망하나

▶50석 내다본다. 50~80석 정도 되겠지. 저쪽(새누리당)이 개헌선까지 (의석수를) 확보할 경우 그제서야 (문 대표가) 자리에서 내려간다고 하면 무슨 소용 있나. 죽어봐야 저승 맛 알겠나. 역사에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신당에서 러브콜이 많이 온다는 소문이 있다.

▶손학규, 안철수, 그리고 조경태 이렇게 삼자가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정치 흐름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왜 손학규와 안철수 인가?) 그분들이 그나마 새로운 정치를 하려고 하는 분들 아닌가. 신당 움직임도 그런 만남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최근 자주 만나고 입당 제의가 있었다는 말도 있다.

▶고마운 말씀이네. 새정치연합 의원을 더 많이 만난다. 여든 야든 누구나 다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 야당 내부에서 나보고 새누리당 가라는 사람들 있다. 그분들에게 묻고 싶다. 부산에서 몇 번 출마했고 한번이라도 당선된 적 있느냐고. 나만큼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 (야당에) 있나. 말로만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을 뿐 나처럼 행동한 사람이 있나. 국민을 현혹시키지 말아야 한다. 조경태가 부산에서 어떻게 3선을 했는지 의원들이 학습하기를 바란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되면 4선 의원이다. 비전이 있다면

▶보수, 진보 이런 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모두 다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 잣대로 국민을 바라보면 안 된다. 북한과도 대화를 하려 하는데 왜 대한민국에 함께 사는 국민들을 싸우게 만드나. 주범은 정치권이다.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4선을 하게 되면 정치를 바로 세우는데 앞장서고 싶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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