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침체된 국내 법률시장 올해도 6억달러 적자 예상…“내년이 더 걱정”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내년 7월부터 이뤄질 법률시장 3단계 개방을 앞두고 해외의 대형 법무법인(로펌)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법률시장의 ‘파이’는 그대로인데다 법률서비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우려할 수준이어서 이 같은 압박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3일 국가통계포털 등에 따르면 법률서비스 무역수지는 2006년부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적자폭도 계속 확대돼 2006년 2억2720만달러(약 2591억원)에서 2014년 6억1780만달러(약 7046억원)로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 3억7900만달러(약 4322억원) 적자를 기록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법률서비스 주요 수요자인 기업들이 해외 현지 로펌에 지급하는 비용이 더 많다는 뜻으로, 내년 7월 유럽연합(EU), 2017년 1월 미국에 개방이 이뤄지면 해외 로펌으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이나 유럽 대형 로펌 1년 매출액은 국내 법률시장 규모(2조∼3조원)와 맞먹는다. 세계 최대 로펌 중 하나인 영국의 클리포드 찬스는 1년 매출이 1조7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대형 로펌의 본격 진출을 앞두고 국내 법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말이 나온다.

변호사 수가 이미 2만여명에 이른 데다 실질적으로 수임할 수 있는 사건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최근 내놓은 ‘2015 사법연감’을 보면, 민사사건 합의부 관할사건 변호사 선임률은 77.9%로 2013년(77.8%)과 비슷했다. 합의부 사건의 적정 변호인 선임률은 70%대로 알려져 있어, 민사 부문에서는 송무영역 자체가 이미 포화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형사사건에서는 국선변호사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실정이다. 지난해 형사공판 사건에 선임된 국선변호인은 13만4336명으로 사선변호인(7만9593명)을 크게 웃돈다.

이에 대해 지검장 출신인 한 변호사는 “법률시장 규모가 2조원인데 변호사 수가 2만명”이라면서 “1인당 연간 매출 1억원을 낼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대형 로펌 소속이 아닌 대부분의 변호사는 인건비나 관리비 등을 빼면 일반 직장인만큼의 벌이도 안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p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