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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김선화] 중국 경제의존도 높아지는 호주
올 하반기부터 ‘중국’은 호주 언론을 지배하는 단어가 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호주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고, 지난해 11월 호-중 FTA가 타결된 후 현재 양국 의회의 비준과 정식 서명 및 발효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심하다. 교역 상품 구조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단순하다. 총 수출의 3분의 2가 석탄, 철광과 같은 광물 자원으로, 호주는 이들 광물 자원 수출의 약 40%를 중국으로 보내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호황기에 공장을 돌리고 상품을 제조하고 항구를 움직이는데 필요했던 철강, 석탄 등의 광물 자원 수요가 급감하면서 호주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호주의 경제성장률과 화폐 가치도 떨어지고 있고, 심지어 일자리와 정부 재정수입까지 줄어들고 있다.

지난 9월 국제금융기구(IMF)는 호주가 중국의 해외 투자 위축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선진국으로, 중국의 해외 투자 증가율이 1% 포인트씩 줄어들면 호주의 GDP가 0.2% 포인트씩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호주 내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도 중국 경제 의존도가 완화되기는커녕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호주 기업 M&A가 호-중 FTA 의회 비준을 앞두고 매우 활발한데, 이들의 M&A가 대규모 비즈니스 거래를 유발하는 광물자원, 인프라 자산에 집중되고 있어 향후 호주 시장에서의 우리 기업의 행보에도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멜버른 최대 송배전업체인 SP AUSnet의 지분, 호주 최대건설사인 레이튼 홀딩스(Leighton Holdings)의 자회사 등을 포함해 시드니, 멜버른과 같은 대규모 도시의 초대형 상업빌딩들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호주 언론 스스로도 이러한 현상을 ‘중국의 호주 부동산에 대한 갈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호주의 주력 방송사중 하나는 호주 타즈마니아주의 중국 투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중국기업이 투자한 농장을 비롯한 여러 제조시설을 긍정적으로 소개한 바 있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즈지는 최근 호주에 대한 2015년의 중국 투자가 2005년 대비 약 10배 늘어나 미국 다음으로 중국의 최대 투자처가 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투자만이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도 물밀듯이 밀려고 있다. 경기침체에 들어선 2013년부터 호주는 관광산업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면서 경기 위축을 막는 견인차가 되고 있는데,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1년간 약 30%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뜩이나 높은 호주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호-중 FTA 타결을 전후한 중국 기업의 호주 진출 확대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보면서, 중국보다 먼저 FTA를 타결한 우리 한국을 되돌아보게 된다. 상품 하나를 더 수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처럼 대규모 상품 거래를 자동적으로 수반하는 인프라나 광물자원 분야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이 아쉽다. 동시에 이들 기업에게 단기적인 성과를 보여 달라고 보채는 우리 외부 여건은 더욱 아쉽고 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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